[유로2000]이탈리아 수비축구 위력 "톡톡"

  • 입력 2000년 6월 30일 10시 37분


이탈리아의 수비축구는 여전히 강했다.

이탈리아는 4-4-2 포메이션으로 쉴새없이 몰아붙이는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대다수 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전통적인 3-5-2 압박수비축구를 고집하며 2000년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 결승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는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 허리진영부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이 전술로 82년 스페인월드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대축구는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소극적인 전술을 버리고 공격과 수비진이 최대한 간격을 좁혀 끊임없이 공격을 퍼붓는 전술을 택했고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현대축구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또 최근 개정된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도 골키퍼가 6초 이상 볼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 공격축구를 부추겼고 반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수비수들의 설 자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30일(한국시간) 공격축구의 선봉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 1명이 퇴장당한 수적 열세 속에서 단 한골도 실점하지 않는 수비축구의 위력를 보여주었다.

물론 이탈리아의 완벽한 수비축구는 파올로 말디니와 알레산드로 네스타, 파비오 칸나바로라는 걸출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말디니는 오른쪽 날개 마르크 오베르마스를, 네스타는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를, 칸나바로는 왼쪽 날개 부데베인 젠덴을 개인방어와 지역방어를 곁들여 완벽하게 봉쇄했다.

또한 전반 33분 1명이 퇴장당하자 최전방 공격수 1명을 미드필드에 포진시켜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궜고 순간적인 역습으로 네덜란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피드와 힘을 겸비한 공격수들에게 돌파당하는 모습을 간혹 드러내기는 했지만돌파 당하기 전 미리 상대의 패스와 슈팅 코스를 읽고 차단하는 이탈리아의 노련한 수비에 네덜란드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수많은 슈팅을 날리고도 이탈리아의 수비수와 미드필더에게 막혀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탈리아가 결승에서도 전통적인 전술을 앞세워 프랑스를 꺾어 수비축구의 제2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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