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정성숙, "은경아, 네몫까지 해낼거야"

  • 입력 2000년 6월 29일 18시 44분


'성숙아 힘내 .'

29일 유도 시드니올림픽파견 최종평가전이 열린 올림픽제2체육관에 최근 양궁대표 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했던 이은경(한국토지공사·세계랭킹 1위)이 나타나 정성숙(포항시청·63kg급)을 열렬히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28살로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고교 2년때인 89년 나란히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뒤 고된 훈련을 함께 하며 친동기간 이상의 정을 쌓았다.

하지만 최근 대표 탈락의 아픔을 뼈저리게 경험한 이은경은 은퇴뒤 재기과정을 거치며 후배들과 씨름을 벌여야 할 정성숙이 자신과 같은 전철을 밟을까 두려웠고 올림픽 티켓을 획득해 자신의 몫까지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나선 것.

이은경의 우려는 적중했다.무난히 우승할 것으로 보이던 정성숙은 3회전에서 이복희(용인대)에게 발뒤축걸기 한판으로 패한뒤 패자 부활전을 통해 가까스로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 재경기에서 이복희에게 허벅다리 되치기로 또 다시 패하며 시드니 가도에 먹구름을 던졌다.

하지만 우승을 놓친뒤 어깨를 늘어뜨렸던 정성숙은 어깨를 감싸안은 이은경의 격려에 다시 힘을 얻은 듯 "시드니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 네 몫까지 다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정성숙은 이날 2위에 머물렀지만 1,2차 선발전 우승으로 점수에서 앞서 96애틀랜타올림픽이어 2연속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또 남자 66kg급의 한지환(용인대)은 결승에서 염동원(상무)을 꺾고 시드니행 티켓을 확보하며 72뮌헨올림픽에 출전했던 부친 한승철씨(54·용인대교수)에 이어 2대가 연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한편 96애틀랜타 금메달리스트 조민선(두산·70kg급)이 2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여자부 김선영(용인대·78kg이상급) 조수희(부산정보대·78kg급)와 남자부의 정부경(한체대·60kg급) 최용신(용인대·73kg급)이 대표에 합류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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