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佛-포르투갈 등 4강 확정…"피할 수 없는 승부"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공은 둥글다. 그러나 역시 강호에 예외는 없었다. 오로지 실력 있는 자만이 살아남았다.

포르투갈-프랑스, 네덜란드-이탈리아가 유로 2000 결승 길목에서 예상대로 만났다.

26일 네덜란드는 발칸의 돌풍 유고를 대회 최대 점수차인 6-1로 꺾었고 프랑스는 스페인을 2-1로 눌렀다.

자 이제 어느팀이든 두번만 이기면 유로 2000챔피언이 된다. 과연 그 자리엔 누가 우뚝 설 것인가. 유럽98월드컵 챔피언 프랑스일까. 아니면 ‘파죽지세’의 포르투갈일까. 양 팀 모두가 ‘기술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꼴. 특히 28세 동갑내기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가 이끄는 미드필드진은 세계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전문가들은 ‘베스트 11’을 놓고 봐도 양 팀의 승부는 막상막하라고 말한다. 프랑스에 앙리, 아넬카, 뒤가리 등이 있다면 포르투갈엔 핀투, 코스타, 콘세이상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 다만 프랑스는 98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포르투갈은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내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 결국 걸출한 스타 지단이 버티고 있는 프랑스가 ‘경험’에서 다소 앞설 것이란 전망.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는 창과 방패의 싸움. 네덜란드는 70, 80년대 ‘토털사커’란 새 차원의 축구를 선보인 팀. 팀 전원이 특정한 포지션이 따로 없을 정도로 힘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여기에 기술 또한 갖췄다. 유고와의 8강전에서 4골을 뽑아낸 클루이베르트를 포함해 베르캄프, 다비스, 오베르마스 등 톱스타들이 즐비하다.

이탈리아는 ‘빗장수비’로 유명한 팀. 칸나바로와 네스타가 주축을 이룬 그물수비는 그야말로 물샐 틈이 없다. 또 수비에 치중하다가도 상대가 틈만 보이면 번개같은 속공으로 골을 기록한다. 토티와 인자기 등 ‘카운터어택’에 능한 골잡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의 근소한 우세를 점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98월드컵에서 보듯 초반에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이탈리아는 흔들림 없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결국 누가 선제골을 넣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현지 도박사들은 각국의 우승확률을 프랑스 6분의 4, 네덜란드 7분의 4, 이탈리아 4분의 1, 포르투갈 11분의 2로 꼽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