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끝없는 이변, 스페인도 무너졌다.

  • 입력 2000년 6월 14일 04시 16분


이베르센의 헤딩 결승골
이베르센의 헤딩 결승골
이변! 이변! 이변!

'무적함대' 스페인도 무너졌다.

우승 확률 5:1, FIFA랭킹 4위를 자랑하는 강호 스페인이 '바이킹의 후예' 노르웨이의 철벽수비 앞에 무릎을 끓었다.

14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데카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00' 예선C조 첫 경기.

스페인은 후반 21분 골키퍼 몰리나의 어이없는 펀칭 미스를 놓치지않은 노르웨이 이베르센에게 헤딩슛을 허용, 1대0으로 무너졌다.

몰리나 골키퍼의 실수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자기진영에서 프리킥을 찬 노르웨이 골키퍼 마이레의 볼이 스페인 페널티에어리어로 날아오자 몰리나는 '마이볼'을 크게 외치고 앞으로 뛰어나왔다.수비수들도 골키퍼의 '콜' 소리를 듣고 옆으로 비켜 준 상황.그러나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일까. 볼은 몰리나의 손에 닿게도 전에 노르웨이 이베르센의 머리를 맞고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어이없는 그러나 돌이킬수 없는 몰리나의 실수로 스페인은 다시한번 '빅게임 징크스'에 떨게됐다.

세계 최고의 '축구 열기'와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프리메라'가 있는 축구의 나라 스페인.그러나 스페인의 월드컵,유럽 선수권대회등 빅게임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월드컵은 8강이 최고 성적이고 유럽선수권은 기억마저도 아득한 64년 우승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못했다.축구팬들이 가장 최근 목격한 스페인의 '빅게임 징크스'는 98년 프랑스 월드컵.당시도 "잘하면 우승,못해도 4강"이라던 스페인은 예선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2대3으로 패하고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스페이의 패배는 경기 초반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다.

예선 8경기에서 42골을 넣은 득점력을 철석같이 믿은 스페인은 2중 3중으로 수비벽을 친 노르웨이의 중앙을 무모하리만치 집요하게 공략했다. 예선에서 11골이나 잡아낸 '스페인의 신성'라울도 겹겹이 에워싼 노르웨이 수비들 사이에선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0-1로 뒤진 후반 막판, 스페인은 중앙돌파 대신 측면에서 빠른 센터링을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원이 수비에 참가한 노르웨이의 밀집수비를 열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반면 유럽 선수권대회 첫 출전한 FIFAF 랭킹 7위 노르웨이는 견고한 수비를 중심으로 한번의 역습에 승부를 거는 작전이 주효,대어를 낚았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선수 6명이 주축을 이룬 노르웨이는 힘을 바탕으로한 전형적인 유럽식 축구를 구사, 공격은 단조로웠으나 수비력 만큼은 최고 수준임을 증명했다.

승점3을 확보한 노르웨이는 C조 선두로 나섯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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