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자정구단식]김명희 "친구야 미안"

  • 입력 2000년 5월 19일 00시 09분


“우승컵이 두 개라면 좋을텐데….” 우정은 승부의 세계를 뛰어넘었다.

18일 서울 효창운동장 정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전국여자정구대회(동아일보 주최, 대한정구협회 주관) 일반부 개인전 단식 결승.

결승에 선착한 허금옥(22·농협)은 동갑내기 팀 동료 김명희와 임혜숙(사하구청)의 준결승을 지켜봤다. 김명희가 3-2로 승리한 순간 허금옥은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허금옥과 김명희는 87년 충북 음성의 수봉초등학교 3학년 때 함께 처음 라켓을 잡은 뒤 음성여중 음성고를 거쳐 농협에 이르기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고 있는 친자매보다 더 가까운 사이.

그런 이들이 운동을 시작한 지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대결을 펼치게 된 것. 결국 오른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허금옥이 기권을 선언, 친구에게 우승 트로피를 양보했다.

허금옥은 “내가 우승한 것 이상으로 기쁘다”며 서운한 기색도 없었다. 김명희는 “단식 정상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우승 기념 촬영에서 다정스레 어깨동무를 한 허금옥과 김명희의 얼굴에는 모두 승자의 미소가 흘러나왔다.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농협의 신예 정은숙(20)-이복순(19)조가 부산 사하구청의 이정숙-임선희조를 40여분만에 4-1로 가볍게 꺾고 이 대회 첫 패권을 차지했다.

고등부 단식 결승에서 강원체고의 민수경은 인천 학익여고의 남은숙을 3-1로 물리치고 우승, 단체전과 복식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개인전 결승

△중학부 단식

오은지 3-2 이선아

(봉의여중)(봉의여중)

△중학부 복식

임미선-이선아 4-2 이수정-오은지

(봉의여중)(봉의여중)

△고등부 단식

민수경 3-1 남은숙

(강원체고)(학익여고)

△고등부 복식

민수경-최순미 4-3 정성희-김영진

(강원체고)(강원체고)

△대학부 단식

윤선경 3-2 장미화

(경희대)(인하대)

△일반부 단식

김명희(농협) 기권 허금옥(농협)

△일반부 복식

정은숙-이복순 4-1 이정숙-임선희

(농협)(사하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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