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효창운동장 정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전국여자정구대회(동아일보 주최, 대한정구협회 주관) 일반부 개인전 단식 결승.
결승에 선착한 허금옥(22·농협)은 동갑내기 팀 동료 김명희와 임혜숙(사하구청)의 준결승을 지켜봤다. 김명희가 3-2로 승리한 순간 허금옥은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허금옥과 김명희는 87년 충북 음성의 수봉초등학교 3학년 때 함께 처음 라켓을 잡은 뒤 음성여중 음성고를 거쳐 농협에 이르기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고 있는 친자매보다 더 가까운 사이.
그런 이들이 운동을 시작한 지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대결을 펼치게 된 것. 결국 오른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허금옥이 기권을 선언, 친구에게 우승 트로피를 양보했다.
허금옥은 “내가 우승한 것 이상으로 기쁘다”며 서운한 기색도 없었다. 김명희는 “단식 정상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우승 기념 촬영에서 다정스레 어깨동무를 한 허금옥과 김명희의 얼굴에는 모두 승자의 미소가 흘러나왔다.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농협의 신예 정은숙(20)-이복순(19)조가 부산 사하구청의 이정숙-임선희조를 40여분만에 4-1로 가볍게 꺾고 이 대회 첫 패권을 차지했다.
고등부 단식 결승에서 강원체고의 민수경은 인천 학익여고의 남은숙을 3-1로 물리치고 우승, 단체전과 복식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개인전 결승
△중학부 단식
오은지 3-2 이선아
(봉의여중)(봉의여중)
△중학부 복식
임미선-이선아 4-2 이수정-오은지
(봉의여중)(봉의여중)
△고등부 단식
민수경 3-1 남은숙
(강원체고)(학익여고)
△고등부 복식
민수경-최순미 4-3 정성희-김영진
(강원체고)(강원체고)
△대학부 단식
윤선경 3-2 장미화
(경희대)(인하대)
△일반부 단식
김명희(농협) 기권 허금옥(농협)
△일반부 복식
정은숙-이복순 4-1 이정숙-임선희
(농협)(사하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