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김이용-권은주 "시련은 이제 그만"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08분


‘김이용(28·상무)과 권은주(23).’

한국 남녀마라톤의 두 스타가 불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월 동아마라톤에서 시드니올림픽 티켓 도전에 나섰던 한국 남자마라톤 역대 2위 기록(2시간7분49초) 보유자 김이용이 저조한 기록(2시간18분29초)으로 목표달성에 실패한 데 이어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2시간20분대 벽을 돌파했던 권은주마저 16일 로테르담마라톤에서 기대에 못미친 기록(2시간41분25초)으로 역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이용과 권은주는 고질적인 신병과 부상이 악화돼 괴로움이 더한 상태.

만성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김이용은 15일 한양대병원에서 위용종(만성 활동성 위염)이란 진단을 받으며 수술을 받아 현재 입원 중인데다 오른쪽 무릎 밑 경골도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아 앞으로 4주 동안 이 부분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

로테르담마라톤에서 28km 이후 절뚝거리며 결승선을 통과한 권은주는 18일 귀국 즉시 1월 동계훈련에서 금이 간 왼발 복사뼈 부위의 치료에 매달려야 할 판.

이처럼 타고난 재능에서는 현역 한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두 선수의 부진이 연습 부족 때문이 아니라 신병과 부상 때문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김이용은 “이제부터 제대로 훈련에 임할 수 있게 됐다”며 재기의 각오를 밝혔다.

‘악바리’로 불릴 정도로 근성이 있는 김이용은 코오롱 소속이던 98년 9월 첫 위장병 수술 이후 제대로 치료를 못해 고생했지만 이번에야말로 위장병의 뿌리를 뽑을 수 있게 됐다는 것.

5월부터 본격 훈련에 들어갈 예정인 김이용은 “지난해 할리드 하누치가 세계기록을 수립한 대회인 10월의 시카고마라톤에서 세계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권은주도 “비록 올림픽 티켓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회복훈련에 주력해 올 시즌 내에 다른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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