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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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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로 그라운드를 호령했던 김도근(전남 드래곤즈). 지난해 해외이적 파문에 따른 정신적 충격과 부상으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태극마크까지 박탈당했던 그가 올 들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며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대한화재컵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 두 골은 부활의 신호탄. 김도근은 이후 2경기를 침묵하다 5일 부산 아이콘스전에서 또 다시 두 골을 몰아넣으며 득점 단독 선두(4골)로 나서 올시즌 그의 시대를 예고했다.
전남 이회택감독은 “김도근이 지난해와는 달리 공에 대한 집중력이 아주 좋아졌다”며 “위치 선정과 슛도 좋아져 경기가 진행될수록 폭발적인 득점력이 위력을 발휘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지난해초 최용수(안양 LG)와 함께 영국 웨스트햄 이적을 위해 출국했다 무산되는 바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뒤 공을 다루는 발길에 힘이 실리지 못했던 김도근. 게다가 8월에는 오른쪽 무릎 인대가 늘어나며 아예 10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등 불운이 잇따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표팀에서도 당연히 그를 제외시켰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지난 시즌을 끝낸 김도근은 동계 훈련에서 체력과 정신력을 재무장한 끝에 ‘제2의 전성기’를 향해 화려한 새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
김도근은 “프로데뷔 후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득점왕을 거머쥔 뒤 태극마크를 다시 다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해외 명문팀에서 뛰어 보겠다는 꿈도 여전히 접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올시즌 활약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프로 데뷔 후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득점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신발끈을 바짝 조여 맸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