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코오롱사단' 심상찮다…김이용 이어 이봉주 이탈

  • 입력 1999년 10월 6일 18시 43분


한국마라톤의 ‘큰맥’인 ‘코오롱사단’이 심상찮다.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오르고있는 김이용(26)의 사표제출과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기대주 이봉주(29)의 팀이탈이 바로 그것.

12일자로 군입대 영장을 받아 놓고 있는 김이용은 최근 팀에 사표를 제출해 이번 기회에 팀과 단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코오롱에선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았지만 정봉수 코오롱감독은 “우리와는 이미 끝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봉주는 지난달 21일 팀을 이탈한 후 잠적해 버렸다. 코오롱에서는 5일까지 휴가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봉주는 6일 현재 복귀하지 않고 있다.

김이용과 이봉주는 정감독의 독선적 팀운영과 프런트와의 마찰, 장래불안 등으로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용은 “현재의 팀분위기에선 도저히 운동을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해 입대를 결심했다”는 것. 이봉주도 “말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팀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감독은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자신이 없는데다 운동이 하기 싫어져 그런 것 같다. 본인들이 안 하겠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감독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체벌문제’에 대해서는 “훈련때 정신차리라고 혼낼 수 있지 않느냐”며 선수와 감독간 믿음이 있으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

이에 따라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마라톤영광 재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것이 국내 육상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김이용은 군입대가 확정돼 4주간 훈련을 마친 뒤 상무팀에서 새출발하게 된다지만 한국최고기록 보유자인 이봉주가 과연 심적부담을 털어낼 수 있을지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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