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수영대표 7시간 괴한에 납치…『운동 그만두라』협박

  • 입력 1999년 4월 1일 20시 00분


국가대표 여자수영선수 이혜화(李惠和·15)양이 서울 태릉선수촌 앞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7시간만에 풀려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양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50분경 선수촌 앞에서 택시에서 내려 정문으로 들어가는 도중 괴한들에게 납치당했다. 이양은 27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54회 회장기 수영대회’에 출전한 뒤 대구의 고향집에 들렀다가 이날 선수촌으로 복귀하는 중이었다.

이양은 경찰에서 “걸어가는 도중 누군가 뒷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의식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은 이양에게 “수영을 계속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어머니 송행희씨(42)에게도 전화를 걸어 “수영을 시키지 않겠다”는 대답을 받아낸 뒤 1일 0시15분경 이양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역전 화물터미널 부근 철길에 내려놓고 사라졌다.

경찰은 “납치범들이 2월22일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새로 선발된 선수들의 이름을 전부 알고 있고 ‘감독 A씨가 수영계를 망친다’고 말했다”는 이양의 진술에 따라 일단 국가대표 선발과 감독교체를 둘러싼 수영계의 내부 분란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특히 이양이 뒷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는 진술과 달리 뒷머리에 상처가 없고 진술에 의문점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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