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30초의 연기가 끝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팬앞에서 깡충깡충 뛰어보인 토끼춤. 그건 금메달을 확신한 환희의 몸짓이었다.
타라 리핀스키(미국). 15세8개월로 피겨 출전선수 가운데 최연소. 1m47, 47㎏의 ‘풀잎’같은 몸매. 그 가녀린 주먹이 올림픽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20일 나가노 화이트링크에서 열린 ‘나가노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24명의 선수 중 23번째로 나선 리핀스키는 역동적인 트리플토룹점프와 스핀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력에서 앞선 라이벌 미셀 콴(미국)을 누르고 우승했다.
리핀스키는 9명의 심판으로부터 기술과 연기점수에서 모두 5.8∼5.9점을 받았고 6명이 그를 1위로 채점했다. 콴을 1위로 채점한 심판은 3명.
마지막 4그룹 첫번째로 나온 콴은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연기점수에서 모두 5.9점을 받았지만 리핀스키의 테크닉에 무릎꿇었다.
콴은 18일의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 리핀스키는 2위를 차지했었다.
97미국선수권대회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 우승한 리핀스키는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핀스키는 1928년 생모리스대회의 소냐 헤니보다 2개월이 어린 역대 동계올림픽 최연소 챔피언. 또 미국이 배출한 6번째 여자싱글 챔피언이기도 하다. 미국이 여자싱글에서 금 은메달을 휩쓴 것은 56년 코르티나담페초대회이후 22년만이다.
한편 시가고겐 슬로프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경기에선 이탈리아의 데보라 콤파뇨니가 2분50초59로 94년 릴레함메르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 92년 알베르빌대회 슈퍼대회전 우승을 포함해 올림픽 3회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여자크로스컨트리 30㎞프리스타일에선 러시아의 줄리아 체팔로바가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이탈리아의 스테파니아 벨몬도를 누르고 우승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사상 처음 동계올림픽 여자 크로스컨트리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나가노=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