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동계올림픽]클랩스케이트…실리콘밴드…「기록풍년」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신기록 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이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강국인 네덜란드가 8일 열린 남자 5천m에서 무더기로 기록경신에 성공하면서 가시화됐다. 이날 네덜란드는 금메달리스트 지아니 로메가 6분22초20을 기록, 자신의 세계기록(6분30초63)을 8초 이상 앞당긴 것을 비롯, 린체 리츠마(6분28초24)와 벨기에로 귀화한 바트 벨트캄프(6분28초31)까지 세 명이 한꺼번에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계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클랩스케이트를 처음 도입한 ‘장비 선진국’. 클랩스케이트는 스케이트날 뒤축이 붙었다 떨어졌다하는 것으로 스타트는 다소 느리지만 코너워크때 스케이트날을 빙판에 모두 붙인 채로 달릴 수 있어 장거리에선 특히 기록단축의 효과가 큰 것. 실제로 로메는 6분34초대의 세계기록을 지난해 12월 6분30초대로 끌어내린 후 이날 세계기록을 작성하기까지 불과 두 달만에 무려 12초를 단축시켰다. 남자 1천m 금메달 기대주인 한국의 이규혁도 지난해 봄 클랩스케이트를 구입한 뒤 11월 세계 신기록을 거푸 세번이나 깨뜨렸었다. 네덜란드는 또 이번 대회에 ‘마법의 실리콘 밴드’를 들고 나와 기록혁명에 불을 당겼다. 일본 언론에 ‘비밀 병기’로 소개된 이 밴드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모자와 장딴지에 실리콘으로 된 띠를 부착하는 것. 공기가 인체에 닿기 전에 이 밴드가 미리 마찰을 일으켜 공기를 갈라줌으로써 앞으로 나아가는 스프린터의 길을 열어준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사흘전 국제빙상연맹(ISU)에 밴드착용에 대한 허가를 얻었는데 이날 경기후 일본과 독일 등 라이벌 국가에선 밴드가 규정위반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나가노〓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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