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러일 저런일]42년간 10,000일 개인훈련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1만일 개인기훈련.’ 도대체 1만일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얼른 상상이 가지 않는다. 1만일을 햇수로 계산하면 27년하고도 1백45일. 선수생활을 해도 이만큼 못할 터인데 개인훈련을 이만큼 했다니…. 그것도 눈비 오는 날도 있었고 몸아픈 날도 있었고 ‘6.25’도 있는 등 무려 42년간에 걸쳐 이 목표를 달성했으니…. 60여년을 축구와 함께 살아온 한국 축구의 선구자 고 김용식선생(85년 작고). 그는 1936년 초가을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한 뒤 몇날 며칠을 배편으로 귀국하다 ‘왜 아시아축구가 유럽이나 남미축구에 뒤지는가’를 골똘히 생각한 끝에 개인기부족 때문이라는 판단을 내리고는 마침내 훈련을 결심했다. 그것도 몇달 몇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만일에 걸친 훈련이었다. 36년 11월15일부터 시작한 그의 훈련은 42년2개월만인 79년 1월15일 마무리됐다. 이때가 그의 나이 69세. 그는 하루하루 훈련일지를 쓰며 이 머나먼 길을 오직 목표달성을 위해 걸었다. 단순히 집념 의지라고는 표현을 다하지 못할 정도. 축구를 하나의 ‘도(道)’로 여기고 일생을 바친 ‘구도자’가 아니고는 생각조차 못할 것이었다. 〈이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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