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상술」경쟁 치열…웨이터가명 「차범근」 수두룩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월드컵축구 이벤트」가 끝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을 계기로 일기 시작한 「월드컵축구 이벤트」 붐은 처음의 선심성 무료 음료 주류제공 수준에서 이제는 기업의 홍보차원 혹은 상품판매전략으로까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의 술집웨이터 이름에 차범근 최용수가 등장한 것이 좋은 예다. 그동안 상한가를 치던 선동렬 박찬호의 자리를 월드컵축구 스타들이 자리바꿈을 하고 있는 것.

그 뿐이 아니다. 축구국가대표 공식응원단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붉은색 상의를 입고 오는 사람에게 추첨으로 해외여행을 무료로 보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자사 상품광고에 「붉은 것이 힘이다」라고 카피를 단 곳도 있다.

TV중계때 카메라에 자기 회사의 로고나 이름이 잡히도록 응원단을 파견하는 곳도 많다. 골이 터질때 환호하는 관중들 사이로 자사 응원단의 모습과 회사이름이 TV카메라에 잡히도록 회사 이름이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 현수막 대형깃발 등을 가진 응원단을 파견하는 게 바로 그것.

입장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경기 당일 관중들에게 자사 이름이 새겨진 기념품을 무료로 제공해 관중들을 통해 간접홍보를 하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한일전 입장권소지자를 대상으로 이미 1만5천여장의 붉은 악마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줬다. 에버랜드는 11월1일 한국이 일본에 이길경우 1,2일 입장객 전원에게 재방문 입장권을 줄 예정. 1일 당일에는 4×3m크기의 대형멀티비전과 30여개의 TV모니터를 설치한다.

통닭호프 뷔페점인 서울 압구정동의 비엔씨는 한일전에서부터 월드컵본선이 끝날때까지 경기가 있는 날엔 호프맥주와 안주를 원하는 대로 먹고 한국이 이기면 1만원, 비기면 5천원, 지면 전액무료로 하는 월드컵서비스를 한다.

미팅 결혼알선 전문회사인 선우이벤트는 한일전 당일 1백쌍의 미혼남녀를 초청, 멀티비전을 통해 경기를 관전하는 「월드컵미팅」을 마련한다.

결혼에 골인하는 첫번째 커플에게는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관전할 수 있는 왕복항공권과 입장권이 주어진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송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KBS1TV는 11월1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장 7시간동안 축구축제를 방송한다. MBCTV도 11월2일 「이경규가 간다」코너에서 월드컵특집을 편성, 한일전에서의 수훈선수에게 양심냉장고를 한대 기증하기로 했다.

수훈선수는 결승골을 어시스트하거나 일본의 공격을 가장 잘 막은 수비수를 뽑기로 했다.

이와는 다르지만 순수하게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무료로 축구팬들에게 봉사하는 곳도 있다.

현수막 즉석 체인점인 MR. 플래카드는 전국 1백50여개 체인점에서 입장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가자 프랑스로」라고 쓰인 가로 1.1m 세로 80㎝의 깃발과 현수막을 30분이내에 무료로 만들어준다.

깃발과 현수막엔 자신의 이름이나 회사명 등 원하는 문구나 구호를 넣을 수 있다.

또 작년부터 「2002월드컵 한국」이라고 쓰인 월드컵깃발 40만장을 전국에 무료로 뿌려온 안동환씨(49·아멕스대표)는 한일전을 앞두고 30,31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명동 YWCA회관 401호 사무실에서 입장권소지자에게 월드컵 깃발을 나눠준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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