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투수 누가 빠른가]박찬호 160㎞ 세계최고 수준

  • 입력 1997년 8월 17일 20시 03분


「코리안특급」 박찬호(24·LA다저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강속구 투수들의 볼 빠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양대 재학시절 조성민(고려대→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임선동(연세대→LG)에 비해 지명도에선 한 수 아래였던 박찬호가 지난 93년 피터 오말리 다저스 전 구단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시속 1백60㎞에 육박하는 「광속구」였다. 초창기 국내야구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 투수는 해방 직후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로 이름을 날렸던 장태영씨(68·아시아야구연맹 기술위원장). 당시는 스피드건이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의 공은 시속 1백40㎞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프로야구가 생기면서 80년대 중반까지 가장 인상적인 볼을 던진 투수는 롯데에서 「황금팔」로 이름을 날렸던 최동원(39). 그러나 그는 배짱과 체력에 컨트롤과 낙차 큰 커브를 두루 갖췄지만 구속이 1백50㎞를 넘었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후 선동렬(34·해태→주니치 드래건스)과 박동희(29·롯데→삼성)가 입단하면서 국내에서도 1백50㎞를 넘는 대형투수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박동희는 지난 91년 9월2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진 15개를 잡으며 스피드건에 기념비적인 1백57㎞를 새겨놓았다. 선동렬은 공이 손끝을 떠날 때의 속도인 초속(初速)은 그리 빠르지 않은 편이지만 타자가 치고 포수가 받을 때의 스피드인 종속(終速)에선 그를 따라갈 투수가 없다는 평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1백50㎞의 벽은 한꺼번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구대성(28·한화) 이상훈(26·LG) 정민철(25·한화) 정명원(31·현대) 등이 1백50㎞ 초반대 스피드를 구사하는 대표적인 투수. 특히 구대성 이상훈은 왼손이라는 점에서 오른손 투수의 1백60㎞와 맞먹는 위력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 투수는 은퇴한 「메이저리거」 놀란 라이언. 그는 「꿈의 1백마일(1백61㎞)」을 던진 거의 유일한 투수로 남아 있다. 현역으로는 랜디 존슨(34·시애틀 매리너스)이 최고다. 2m8에 1백㎏의 거구인 그는 1백59㎞를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괴물투수」. 노장 로저 클레멘스(35·보스턴 레드삭스)와 마무리전문 마크 월러(27·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간간이 스피드건에 1백60㎞를 기록하는 투수. 이밖에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28·뉴욕 양키스)는 1백60㎞까지 공을 던진다고 알려졌으나 지난달 치른 4경기에서는 최고가 1백54㎞에 불과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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