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전장 4백80야드의 17번홀(파4)에서 갈렸다.
16일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CC(파70)에서 벌어진 97 US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 4라운드 17번홀. 16번홀까지 나란히 4언더파를 치며 공동선두를 달리던 어니 엘스(남아공)와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힘찬 티샷을 날렸다.
모두 페어웨이에 안착. 그러나 다음의 세컨드샷이 우승의 명암을 가를 줄이야…. 아이언 5번으로 2백12야드를 날린 엘스의 공은 홀컵 5m지점에 온그린된 반면 홀컵 오른쪽을 노린 몽고메리의 샷은 그린 오른쪽 러프에 빠지고 만 것.
몽고메리는 샌드웨지로 홀컵 1m50지점에 붙인 뒤 파퍼팅에 실패했고 엘스는 2퍼팅으로 안전하게 파를 잡아 1타차의 우승을 사실상 굳혔다.
3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선두를 달렸던 톰 레먼(미국)도 17번홀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맨 마지막조로 티오프한 레먼은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3언더파가 된 뒤 17번홀에서 세컨드샷을 연못에 빠뜨리며 보기를 기록, 순식간에 2언더파로 추락한 것.
18번 마지막 홀(파 3)에서 홀인원이 나오지 않는 한 연장승부 조차 바랄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레먼은 고개를 떨궜다.
17번홀까지 레먼을 2타차, 몽고메리에게 1타차로 앞선 것을 확인한 엘스는 18번홀에서 그린 왼쪽을 감싸고 있는 연못을 피해 안전하게 홀컵 오른쪽 10m지점에 온그린시킨 뒤 파퍼팅에 성공하자 두 팔을 하늘높이 치켜들었다. 지난 94년대회에 이어 3년만에 US오픈 정상에 오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한편 사상 여섯번째로 마스터스와 US오픈 연속제패를 노렸던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19위(6오버파 2백86타)에 그쳤고 전년도 챔피언 스티브 존스(미국)는 공동59위(15오버파 2백95타)에 머물렀다.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에서 예선탈락했던 「스윙 머신」 닉 팔도(영국)도 공동47위(11오버파 2백91타)에 그쳐, 올시즌 부진탈출에 실패했다.
〈안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