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프로축구 아디다스컵 우승 주역 하석주

  • 입력 1997년 4월 21일 20시 12분


「6년만에 잠을 깬 거인」. 이는 지난 19일 끝난 97아디다스컵 프로축구에서 우승한 부산 대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91년 국내프로축구 첫 3회 우승을 달성했으나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기나긴 침체기를 겪었던 전통의 명문팀 대우가 6년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 「거인」의 잠을 깨운 활력소는 바로 하석주(29). 하석주는 19일 천안 일화와의 아디다스컵 최종전에서 2득점 1도움을 기록, 4위 대우를 단숨에 정상으로 끌어올린 주인공. 『90년 대우유니폼을 입은 후 이듬해 우승멤버로 활약한 것을 제외하곤 팀의 대들보로서 제역할을 못해 항상 괴로웠다』는 하석주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어 올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석주는 소속팀 대우뿐만 아니라 98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 그는 아디다스컵이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 한국과 중국의 친선경기(23일)에 출전하기 위해 21일 북경으로 출발했다. 하석주는 지난해 9월 벌어진 한중친선경기때 절묘한 왼발프리킥으로 득점했고 지난달 벌어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6조 태국과의 경기에서도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등 최근들어 「공포의 왼발슛」을 뽐내고 있다. 경남 함양 출신의 「순둥이」로 투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늘 들어왔던 그가 독기를 품고 슈팅개발에 열을 쏟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미국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상대 GK와 맞서는 상황에서 볼을 실축하고 나서부터. 한국축구의 월드컵 첫승을 자신 때문에 놓쳤다는 자책에 빠진 하석주는 이때부터 정확한 슈팅을 개발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최근들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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