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구 기자] 『17일 새벽공기는 어느 때보다 상쾌할 겁니다. 제가 직접 참가한 마라톤 소식을 집집마다 전해주는 날이거든요』
김백수씨(30)는 요즘 신문배달이 즐겁다. 오는 16일 천년고도 경주의 꽃길을 달리고 있을 자신을 생각하면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달린 거리만큼 후원금을 받아 백혈병어린이를 돕는다는 말을 듣고 즉시 마스터스 신청을 했어요. 더구나 우리 회사 일인데 나 몰라라 할 수 있나요』
그가 동아일보 식구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새아침 새소식의 전령이라는 자부심으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새벽길을 달린 지 반년이다.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숨돌릴 틈도 없이 뛰고 나면 등에 땀이 흠뻑 밴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말고도 매일 7㎞이상을 달린다. 그것도 3백여부의 신문을 실은 카트를 끌고서. 뛰는 게 좋아 남들 다 이용하는 오토바이도 일부러 타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마라톤을 위해 따로 연습이 필요없다.
대회 당일은 그에게 아주 바쁜 하루다. 마라톤을 핑계로 신문배달을 게을리할 수는 없는 일. 평소처럼 6시에 신문배달을 마치자마자 비행기로 포항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경주행 버스로 갈아탈 예정이다. 마라톤을 마치면 곧바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 그래서 그는 무리하지 않고 5㎞만 달리기로 했다.
『마라톤은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잖아요. 비록 짧은 거리지만 「1m1원」 후원자를 많이 구하면 티끌모아 태산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