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U대회]한국피겨 울상…日-中 女싱글과 대조

  • 입력 1997년 1월 30일 20시 09분


[전주〓특별취재반] 92알베르빌동계올림픽 여자싱글에서 나란히 금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계 미국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이토 미도리(일본)는 모두 왜소한 체구의 동양인. 지난 27일 열린 이번 97무주 전주 동계U대회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우승한 중국의 센슈에―자오홍보조도 역시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다. 이뿐만 아니다. 29일 끝난 「은반의 꽃」 여자싱글에서도 일본 중국의 은반요정들이 서구의 늘씬한 미녀선수들을 당당히 누르고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했다. 고이와이 구미코(일본)는 1m47, 43㎏에 불구하지만 고난도의 트리플 너츠(공중 3회전 돌기)기술과 다이내믹한 율동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같은 동양권인 한국의 피겨스케이팅은 이번대회에서도 여전히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아이스댄싱부문에서 김현철(고려대)―김희진(숙명여대)조는 8개조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여자싱글에서도 박분선(경희대)은 출전선수 11명중 역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이 국제대회 피겨스케이팅에서 입상한 것은 지난 91년 삿포로동계U대회 남자싱글에서 정성일이 유일하게 은메달을 획득했을 뿐이다. 한국은 빙상종목 가운데 쇼트트랙은 세계정상을 구가하고 있고 스피드스케이팅도 그런대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피겨에서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이에대해 국내 피겨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기본체력훈련을 소홀히 하는 한국선수들의 안이한 자세를 첫번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요즘 신세대 선수들은 「땀과 눈물」이 요구되는 체력훈련을 무시한 채 기술과 요령터득에만 눈을 돌린다는 것. 여기에 국내코치들이 국제대회 흐름과 정보에 어두운 것도 한몫을 한다. 시설여건도 열악해 피겨를 할 수 있는 실내링크가 전국적으로 15개 안팎에 불과해 일본(2백개) 미국(4백50개) 캐나다(5백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결국 한국의 피겨는 시설과 선수 지도자 모두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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