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한국축구 유감

  • 입력 1996년 12월 6일 19시 57분


지난 달 우리 19세이하 청소년축구가 일본과 중국을 연파, 우승함으로써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얼마전 17세이하 축구가 일본에 패해 속상하던차에 이룩한 쾌거라 더 값지다. 그러나 대일(對日)준결승전내용을 보면 솔직히 우리 홈그라운드에서 밀린 경기를 했으면 했지 완승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같다. 경기후 일본의 야마모토감독은 『어떤 국면에서는 테크닉 스피드 모두 일본이 앞섰다.다만한국은일순간의 차(差)로승리를거둔 것이다. 일본은 풍부한 전술을 구사했고 개인기도 우세하다. 긴 패스 일변도의 한국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말하고 『일본이 지향하는 방향은 옳다. 장차 세계무대에서는 일본축구가 한국축구보다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한국축구는 우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힘의 축구로 그동안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최강의 위치를 누려왔다. 또 최근 몇년동안 명망있는 외국인코치와 선수들을 영입했고 독일 등 선진국축구배우기에도 힘써서 후진성을 어느정도 탈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 프로팀(9개)보다 많은 16개팀의 J리그를 발족시키고 나름대로 장기발전계획을 세워 축구과학화에 진력하고 있다. 우수한 외국인용병을 과감하게 스카우트하고 저변확대와 관중동원에도 열을 쏟아 한국축구를 능가하는 수준에 와 있다고 자부한다. 사실 두 나라 축구해설자들의 해설내용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같은 문외한에게조차 일본축구수준이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느끼게 한다. 앞으로 개정될 축구룰, 즉 오프사이드 킥인(Kick In) 골(Goal)문확대 등의 가능성에 대비해서라도 과감한 기술개발 전략다변화 정보수집 등을 통한 과학화와 신인발굴, 관중동원 등 저변확대를 기하여 또 다시 우리 축구중흥을 이룩해줄 것을 축구관계인사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커녕 새롭게 다크호스로 등장하는 중국이나 심지어 여타 동남아국가에도 패하는 축구후진국으로 전락될 것 같아 두렵다. 홍 세 표<한미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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