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鉉薰기자」 1일은 이봉주(26)의 날. 42.195㎞의 레이스를 마치고 1위로 들어온 이봉주의 얼굴은 기쁨이 넘쳤다. 넉달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조시아 투과네에게 3초차로 뒤져 은메달에 그친 통한을 깨끗이 설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더이상 「황영조의 대타」가 아님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잘 뛰게 된 것은 타고난 게 아니라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처럼.
93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이봉주의 마라톤 인생은 그해 12월 호놀룰루 국제마라톤 우승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최고의 마라토너 코스마티 엔데티(케냐)를 24초차로 제치고 월계관을 쓰면서 「포스트 황영조 시대」를 이끌어 갈 차세대 건각으로 각광받은 것. 그는 94년 세계최고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서 마침내 10분벽을 돌파(2시간09분59초)했다.
그의 성장은 눈부셨다. 95동아국제마라톤에서는 에스피노자(멕시코), 마티아스(포르투갈) 등 세계 정상급 건각들을 따돌리고 2시간10분58초로 우승, 그해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96동아마라톤에서도 1초차로 마르틴 피스(스페인)에 이어 준우승, 오늘의 영광을 예고했다.
충남 광천고 1년때 중장거리에 입문, 육상에 뛰어든 그는 중장거리선수 출신답게 스피드가 뛰어난 것이 강점. 지난 3월 동아국제마라톤에서 수립한 2시간08분26초가 최고기록으로 올시즌 세계랭킹 2위이며 하프마라톤 기록도 1시간01분04초로 국내 최고다.
충남 천안에서 농사를 짓는 이해구(68) 공옥희(61)씨의 2남2녀중 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