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올 대상경주 『춘추전국시대』

  • 입력 1996년 11월 1일 20시 25분


「李 憲기자」「절대강자가 없다」. 내로라하는 경주마들이 격돌, 최고를 가리는 대상경주. 「경마경주의 꽃」으로 불리며 과천벌을 대표하는 스타를 배출해 왔던 대상경주지만 올해는 뚜렷한 강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마주협회장배에서 「아침누리」가 우승컵을 안은 이래 문화일보배 우승마 「당대제일」에 이르기까지 올해 예정된 15개 대상경주중 지금까지 열린 13개 대회의 우승은 각기 다른 말들이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우승후 올초 마사회장배마저 석권하며 기대를 모았던 최고인기마 「대견」도 올시즌 1승에 머물러 있다. 94년 「삼각」, 지난해 「핵탄두」 등 해마다 3관왕을 탄생시켰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현상이다. 스타가 사라진 자리를 신진들이 꿰찬 것도 올시즌의 두드러진 변화. 문체부장관배를 제패한 「신세대」를 비롯, JRA트로피의 「바다」, 스포츠서울배 「아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마장의 춘추전국시대」를 대상경주 시행방식의 변화로 설명한다. 경주거리와 참가연령제한 등 경주조건에 변화를 줌으로써 한마리가 여러 경주에서 우승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까지는 등급별로 경주거리를 단일화했으나 올해는 같은 등급내 경주에서도 거리에 차등을 두었다. 일정거리에 강점이 있는 말이 연거푸 우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수득상금과 연령 성별에 따라 부담중량을 다르게 부과하는 「별정부담중량」방식에 의한 경주가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도 다관왕 탄생이 어려워진 요인이다. 한국마사회 석영일 핸디캡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소수 스타마들의 독주를 막고 레이스의 흥미를 높이겠다는 것이 제도변화의 배경』이라며 『등급별 참가제한을 없앤 오픈경주가 늘어난 만큼 우승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1등급으로 승급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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