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10일간 치밀했던 범행 실체 드러난다…22일 첫 공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1일 17시 06분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성범죄 살인범 장윤기(24)가 10일간 저지른 범행의 실체가 재판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광주지법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이 첫 재판에서 장윤기의 공소사실을 밝히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가 저지른 구체적인 범행이 공개되는 것.

검찰 등에 따르면 장윤기는 2024년 10월부터 자신이 일하는 식당 동료였던 20대 베트남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구애했다. 그는 그러던 중 4월 26일 오전 0시 30분부터 5월 4일 오후 4시경까지 9일 동안 광주 광산구 일대에서 베트남 여성을 총 24차례 스토킹하거나 흉기 2개를 소지한 채 살해하려고 찾아다녔다.

결국 그는 5월 3일 오전 2시경 베트남 여성의 집에 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같은 날 오후 3시경에는 베트남 여성과 식당에 함께 출근하기도 했다. 피해자였던 베트남 여성은 출근 직후 사장에게 “일을 그만두고 싶다. 저 어젯밤에 (장윤기에게) 죽을 뻔했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사장은 피해자를 불러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 먼저 퇴근하라”며 베트남 여성과 장윤기를 떨어트려 놓았다.

이에 화가 난 장윤기는 5월 3일 오후 5시경 광주 광산구 한 가게에서 흉기 2개를 구입해 베트남 여성을 찾아다녔다. 그는 흉기 구입 이후 자신의 집에서 면도기 등이 든 가방을 챙겨 나와 도피할 준비까지 치밀하게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5월 3일 오후 8시경 베트남 여성 집 주변을 서성이다 발각돼 112신고가 된 직후 경찰관으로부터 스토킹 중단 경고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받기도 했다. 그러자 장윤기는 이날 오후 10시경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한 후 기기를 강에 버렸다. 이후 자신의 집에서 옛날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와 ‘공기계 위치추적’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경찰 추적을 피해 베트남 여성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여성을 찾지 못한 장윤기는 5월 4일 오후 4시부터 범행 대상을 다른 여성으로 바꿔 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다 이날 밤 일면식도 없던 고 이채원 양(17)을 길거리에서 발견하고 1.2km를 차량으로 앞질러가 4차례 정차하면서 15분 동안 범행 기회를 엿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5월 5일 오전 0시 10분경 이 양을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르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살해했다. 이 양이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외치는 비명을 듣고 구하기 위해 달려온 고모 군(17)도 흉기로 3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 그는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에 자택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10일간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빈 원룸에서 2차례 휴식을 취하고 무인 빨래방에서 피 묻은 옷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집에서 가슴과 목 부분이 훼손된 성인용 인형이 발견되기도 했다.

1심 재판에선 장윤기의 강간 등 살인 혐의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반면 장윤기는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장윤기가 이 양과 베트남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려고 시도할 때 목을 조르는 동일한 수법을 썼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장윤기가 평소 지인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인생 망하면 여고생 1명을 차량에 납치해야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음성파일을 재판에서 증거로 제시하는 등 성범죄 의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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