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에 쓰러진 9개월 아기, 3명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7일 16시 49분


생후 9개월에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장소민 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후 9개월에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장소민 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후 9개월 된 영아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달 1일 장소민 양(1·사진)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간과 신장, 소장을 3명에게 기증했다. 지난해 7월 2.5kg의 작은 체구로 태어난 장 양은 9개월 차에도 몸무게가 7kg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19일 고열로 집 근처 병원을 찾은 장 양은 열이 떨어지지 않아 다른 병원을 방문했지만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세상 어딘가에 장 양의 흔적이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장 양의 어머니인 박모 씨는 처음에는 기증을 반대했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가기보다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가족의 뜻에 마음을 돌렸다.

올봄 세 가족이 함께 떠난 벚꽃 구경이 장 양과 함께한 마지막 추억이 됐다. 딸을 떠나보내던 날 박 씨는 미안함에 ‘다음 생에 다시 내 딸로 태어나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박 씨는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을 때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고 떠난 게 가슴이 아프다”며 “누구의 딸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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