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 주최 청년 채용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왼쪽)가 면접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보급된 후로 대학생들의 ‘A학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난으로 기업들이 학점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신입사원의 역량 평가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UC버클리 고등교육연구소가 공개한 발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A학점 비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팀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소재 한 공립대학교의 학점 데이터 약 50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 AI 노출 높은 강의서 ‘A학점’ 30% 급증
연구에 따르면 챗GPT가 등장한 2022년 11월 이후 글쓰기나 코딩 등 AI 활용도가 큰 강의에서 A학점 비율은 약 3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A-나 B+ 학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체 학점 평균(GPA)은 0.12점 상승했다. 반면 표준편차는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성적이 상향 평준화돼 상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수행하는 과제가 많을수록 A학점을 받을 확률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를 주도한 이고르 치리코프 수석연구원은 “학생들은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습량을 늘린 것이 아닌 생성형 AI에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 기업들 ‘평점 요구’ 늘었지만 신뢰도는 하락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에서 학생 브라이언 다이가 AI 에이전트를 사용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 3월 4일 뉴욕.
최근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학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인데, 학점 마저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미국 대학·고용주협회(NACE) 조사 결과, 채용 과정에서 평점을 활용하는 기업 비율은 2023년 37%에서 올해 42%로 상승했다. 바클레이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사도 특정 직무에 대해 최소 평점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로 인해 학점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치리코프 연구원은 대학 졸업생들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지 못하고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발표 자료나 데이터 분석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채용 담당자들의 고심도 크다. 채용정보 분석 업체 베리스 인사이트의 첼시 샤인 부사장은 “기업들이 지원자의 AI 사용은 원치 않으면서도 관련 기술은 다룰 줄 알기를 바라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명문대들도 대응에 나섰다. 하버드대는 A학점 수여 인원 제한을 검토 중이며 예일대 또한 성적이 본연의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AI 대필이 쉬운 과제 비중을 낮추는 대신 대면 시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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