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로산에선 하늘을 날고, 앞섬마을에선 복사꽃에 취한다

  • 동아일보

[오감만족 남도여행]효심 품은 산 오르니 금강이 한눈에
패러글라이딩 명소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에선 밤새 야영도 가능
금강 흐르는 ‘육지의 섬’ 앞섬마을
어죽-반딧불-복숭아로 유명해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자리한 향로산이 운해에 잠겨 있다. 산의 형태가 부채꼴 제기를 닮아 ‘향로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무주군 제공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자리한 향로산이 운해에 잠겨 있다. 산의 형태가 부채꼴 제기를 닮아 ‘향로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무주군 제공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인 전북 무주군에는 이름난 산이 많다. 설경이 아름다운 덕유산부터 단풍으로 유명한 적상산까지,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들이 즐비하다. 그 사이에서 나지막하지만 빼놓지 말고 올라야 할 산이 있다. 무주 터미널에서 남대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이는 향로산(香爐山)이다. 해발 420m의 낮은 산이지만 4월의 향로산은 겨울을 버틴 나무들이 새싹을 틔우며 생명을 되살리는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보여준다. 산의 모양이 부채꼴 제기를 닮았다고 해서 ‘향로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무주읍 품은 효자산


전북 무주군 앞섬마을. 금강 상류에 위치한 물돌이 지형으로 하천이 굽이치며 흐르면서 주변을 침식해 형성된 협곡 지형으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전북 무주군 앞섬마을. 금강 상류에 위치한 물돌이 지형으로 하천이 굽이치며 흐르면서 주변을 침식해 형성된 협곡 지형으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무주군 무주읍에 자리한 향로산은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옛날 가난해 제사상에 향 하나 제대로 피울 수 없던 효자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조상님, 그저 마음만 올립니다”라고 빌었고, 다음 날 새벽 짙은 안개가 산을 감싸며 피어올랐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산이 대신 향을 피워 올렸다며 효심에 감복했다. 이후 향로산은 형편보다 마음을 먼저 보는 산, 사람의 진심을 헤아려 주는 산으로 여겨지게 됐다.

무주 향로산은 정상의 전망대까지 걸어서 올라가도 좋고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도 있는 곳이다. 오롯이 자연에 동화되고 싶다면 천천히 숲길을 걸으면 되고, 발걸음이 무겁다면 모노레일을 타고 쉽고 편하게 이동하면 된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조금만 더 걸으면 향로봉 표지석과 함께 전망대가 나타난다. 나무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올라서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금강이 휘돌아 흐르는 내도리 앞섬마을과 이를 감싸는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과 땅, 강,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향로산에는 무주군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기반으로 문화와 휴양, 체험, 교육 등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2018년 개장한 269㏊ 규모 휴양림에는 다양한 규모의 회의 공간과 숙박시설, 방문자센터, 전망대, 쉼터, 야외 수영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인공폭포와 바닥분수, 야영장을 비롯해 모노레일도 있어 몸이 불편한 사람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하늘 날고, 쏟아지는 별 보며 숙면

향로산은 패러글라이딩과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패러글라이딩은 산골 무주의 색다른 매력을 하늘에서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초보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장에서 제공되는 필수 교육을 받은 뒤 베테랑 전문가와 함께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차게 달려 바람에 몸을 맡기고 새처럼 날아오르면 발 아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긴장으로 요동치던 마음은 어느새 여유로, 두려움은 감동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하늘에서 만나는 무주의 자연은 전망대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생동감을 준다.

향로산 자연휴양림 안쪽 높은 지대에는 별빛과 풀벌레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야영장이 있다. 야영장은 A∼E 구역으로 계단식으로 나뉘어 21개 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사이트 옆에 주차도 가능하다. 야영장 중앙에는 개수대와 화장실 등 공용시설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며 ‘별빛 공방’과 ‘와인 테라피’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전북 무주군 무주읍 향로산자연휴양림 앞에 있는 목재 문화체험장을 찾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북 무주군 무주읍 향로산자연휴양림 앞에 있는 목재 문화체험장을 찾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향로산 자연휴양림 입구에는 무주 목재 문화체험장이 있다. 목재 체험을 통해 산림자원의 소중함을 알리고 무주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2023년 3월 문을 열었다. 775.81㎡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목공체험장을 비롯한 상상 놀이터와 전시시설, 휴식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목공예 체험을 비롯해 나무 조각, 가구 만들기 등 목재의 특성을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반딧불이가 사는 앞섬마을

전북 무주군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 어죽.
전북 무주군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 어죽.
향로산 전망대에 올랐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앞섬마을. 이 마을은 금강 상류에 자리한 곳이다. 하천이 굽이쳐 흐르며 주변을 침식해 협곡을 이루는 물돌이 지형으로 ‘육지의 섬’으로도 불린다. 무주읍에서 접근도 쉽다. 봄철에는 흐드러지게 핀 복숭아꽃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여름에는 보양식인 어죽과 반딧불 복숭아가 유명하다. 4월 개화기에는 마을 전체가 꽃밭이 된다. 복숭아 수확 철인 8월에는 직접 맛보고 구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와 아름다운 강변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앞섬마을에서 후도교까지 이어지는 약 2㎞ 구간은 ‘금강 맘 새김길’로 불리며 병풍처럼 둘러선 산과 복숭아 과수원, 금강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마을에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앞섬체험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자전거 타기와 복숭아 향 디퓨저 만들기, 복숭아 수확 체험, 복숭아 빙수 만들기(여름 한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앞섬마을은 예능 프로그램 ‘보검 매직컬’ 촬영지이기도 하다. 방송은 종영됐지만 촬영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공간이 남아 있어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촬영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무주군은 방문객 편의를 위해 촬영지 인근에 1300㎡ 규모의 임시 주차장과 임시 화장실도 마련했다.

향로산에 오르고 앞섬마을을 둘러본 뒤 허기를 달래기에 좋은 음식이 있다. 어죽이다. 어죽은 냇가에 솥을 걸어 직접 잡은 민물고기를 끓여 먹던 데서 유래한 무주 토속 음식이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는 않는다. 싱싱한 민물고기를 솥에 넣어 반쯤 익힌 뒤 뼈를 고르고, 찹쌀과 고추장, 파, 마늘, 양파, 깨, 인삼 등 무주의 자연에서 자란 재료를 넣어 끓인다. 소박한 재료로 깊은 맛을 내는 이 음식은 한 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무주의 별미다.

#오감만족 남도여행#무주 향로산#앞섬마을#패러글라이딩#산악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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