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원료 밀수해 빌라에 ‘엑스터시 공장’…챗GPT로 제조법 배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7일 13시 52분


한국판 ‘브레이킹 배드’…8억원대 제조 베트남인 3명 검거

베트남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을 밀수입한 외국인 조직이 사용한 MDMA 제조도구. 인천공항세관 제공
베트남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을 밀수입한 외국인 조직이 사용한 MDMA 제조도구. 인천공항세관 제공
베트남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을 밀수입해 국내에서 신종 마약 MDMA(엑스터시)를 제조한 외국인 조직이 세관 당국에 붙잡혔다. 이들이 밀수입한 마약류 원료물질은 ‘사프롤’과 ‘글리시디에이트’ 등 총 5.4㎏으로, 동시에 2만943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시가 8억8000만 원 상당이다.

17일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베트남 국적 남성 A 씨(25) 등 3명을 검거해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지난해 8월 태국발 국제우편물에 숨겨져 들여온 대마초 300g을 발견했다. 이후 ‘통제배달’ 방식으로 밀수책 A 씨를 붙잡았다. 통제배달은 밀수 물품을 일부러 중간에서 수거하지 않고 원래대로 배송되게 한 뒤 우편물을 받으러 나오는 수취인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방법이다.

세관 당국은 A 씨가 대마초를 수령하기 위해 타고 온 차 안에서 마약류 원료물질인 MDP-2-P 글리시디에이트를 적발해 압수했다. 수사를 확대한 세관은 A 씨의 전화번호 등을 분석해 동일한 조직이 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발 화물이 통관 대기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해당 화물에서도 사프롤과 글리시디에이트가 발견됐다.

세관은 A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 남성 B 씨(26)가 공범임을 확인했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B 씨를 검거해 그의 제조시설에서 사프롤을 압수했다.

A 씨의 여자친구인 베트남 국적 C 씨(20)도 마약류 원료물질 밀수입과 국내 유통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올해 1월 구속 송치됐다.

조사 결과 이들 3명은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B 씨가 베트남 현지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마약류 원료물질을 주문하면 A 씨와 C 씨는 특송화물로 밀수입해 B 씨에게 전달했다. B 씨는 마약 제조시설을 설치해 MDMA를 제조하고, A·C 씨는 제조된 MDMA를 국내에 유통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B 씨 거주지 인근 빌라를 임대해 실험도구와 알약제조기 등을 놓고 MDMA를 만들었다. 이를 두고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드라마는 화학 교사가 가정집에서 마약을 만드는 내용이다.

특히 B 씨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등을 통해 MDMA 제조 방법을 습득했다. 또한 베트남 메신저인 잘로(ZALO)로 베트남 현지 공급책과 연락하며 제조 방법을 알아냈다.

박헌 인천공항세관장은 “이번 사건은 관세청이 MDMA 원료물질의 밀수입부터 국내 제조·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마약류 등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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