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판정 후 28년째 기부하는 제주 ‘노고록 아저씨’

  • 동아일보

1999년 시작해 올해까지
설과 추석·연말에 쌀 기부
“편한 마음으로 명절 지내길”

10일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주민센터에 익명의 기부자 ‘노고록 아저씨’가 설을 맞아 기탁한 쌀 100포대.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제공
10일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주민센터에 익명의 기부자 ‘노고록 아저씨’가 설을 맞아 기탁한 쌀 100포대.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제공
제주에서 28년째 매년 익명으로 쌀을 기부해온 이른바 ‘노고록 아저씨’가 올해 설에도 어김없이 쌀을 기탁했다.

서귀포시 서홍동은 익명의 독지가 ‘노고록 아저씨’가 설을 맞아 쌀 100포대(10kg들이, 총 1000kg·약 300만 원 상당)를 서홍동 주민센터에 기탁했다고 11일 밝혔다.

노고록 아저씨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28년간 매년 설과 추석, 연말마다 10kg짜리 쌀 100포대를 서홍동 주민센터에 기부해오고 있는 익명의 후원자다. ‘노고록 아저씨’라는 별칭은 그가 쌀을 기부할 때마다 ‘노고록’이라는 단어가 담긴 메모를 함께 전달하면서 붙여졌다. 노고록은 제주어로 ‘넉넉하다’, ‘여유가 있다’, ‘편안해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기탁에서도 노고록 아저씨는 “쉬지도 않고 찾아오는 명절, 노고록헌 마음으로 잘 보냅서!”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서홍동은 기탁받은 쌀을 지역 내 홀로 사는 노인과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노고록 아저씨는 2022년 1월 서귀포시청 관계자와 얼굴을 가린 채 만난 자리에서 기부를 이어온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는 “31살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주변의 도움 덕분에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투병 생활 10년이 되던 1999년부터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세상에는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다”며 “서로 돕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고록 아저씨#쌀 기부#서귀포시#익명 후원자#취약계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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