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제 개편으로 올 7월 검단구와 분리를 앞둔 인천 서구가 청라소각장 이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전 대상지를 두고 새로 출범할 검단구와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구는 21일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청라소각장 이전 후보지를 12곳에서 3곳으로 추릴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다음 달 설 연휴 전 회의를 열고 투표를 통해 후보지를 추리기로 했다. 2002년부터 20년 넘게 가동되고 있는 청라소각장은 하루 약 420t(톤)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 소각장이다. 인천에 있는 공공 소각장은 청라소각장과 송도소각장 두 곳이다. 서구는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노후 소각장을 대체하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새 공공 소각장 부지를 찾고 있다. 하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3년째 대상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지를 최초 45곳에서 12곳으로 추리는 데도 약 2년이 걸렸다. 다음 달 후보지가 3곳으로 추려지더라도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에만 1년이 소요돼 빨라야 내년에야 최종 후보지가 정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올 7월 서구 내 경인아라뱃길 북측 지역이 검단구로 분리된다는 점이다. 검단구에 편입될 지역이 후보지로 정해질 경우, 새로 출범할 검단구 측에서 서구에서 이뤄졌던 기존 입지선정위원회 결과를 부정할 가능성이 크다. 12곳의 후보지 중 검단구 편입 지역은 수도권매립지 등 4곳이다. 검단 지역에서는 이미 “소각장을 떠넘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주민단체에서는 벌써부터 입지선정위원회가 검단 지역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분구 후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구 관계자는 “최종 후보지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다각적인 검토 후 정할 예정”이라며 “검단 주민들의 반발은 인지하고 있지만, 우선 계획대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수도권 내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가운데 인천 지역의 소각장 확충이 난항을 겪으면서 민간 소각장 활용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직매립 금지 조치에 따라 계양구와 부평구·중구·강화군 등은 민간 소각업체와의 계약을 마쳤고, 연수구와 미추홀구 등도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강화군은 충북 청주의 한 민간 소각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인천의 쓰레기가 청주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서구의 새 소각장은 서구와 강화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처리할 예정이라 계양구와 부평구·동구·중구 등 현재 청라소각장을 활용하고 있는 나머지 자치단체들은 자체적인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자치단체는 소각장 신설 등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간 소각장은 단기 대책일 뿐 장기적으로는 소각장 확충과 폐기물 감량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소각장 신설에 대한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