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하는 사람 기본법 입법 추진
이르면 내년 5월 870만명에 적용
정부가 최대 870만 명에 이르는 배달 라이더와 대리기사 같은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를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추정하는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퇴직금 등을 쉽게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또 하청업체의 노동조합이 원할 경우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을 더 넓혀주기로 했다.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근로자 추정제’로 각종 분쟁 폭탄까지 떠안게 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패키지 입법은 노무 분쟁이 발생했을 때 플랫폼, 특고 종사자 등을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규정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으로 이뤄졌다.
입법이 완료되면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두 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워 플랫폼 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노동부는 기존 노란봉투법 시행령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유지하되 원·하청 노조의 이해관계가 다를 때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재입법 예고했다. 대기업이 수백 개 하청 노조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는 “노란봉투법에 근로자 추정제까지 정부가 기업과 노동계의 갈등을 오히려 조장하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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