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디지털 격차 해소한다”…강동에 디지털 체험센터 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7일 16시 33분


어르신 디지털 격차 해소 목적
키오스크와 은행 체험 교육도
주 2회 예약 가능한 파크골프 인기
서울시내에 총 6곳 운영 예정

“일주일에 두 번은 여기서 파크골프를 치며 친구들도 만납니다.”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강동센터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이 말했다. 그는 “11월 시범 운영 때부터 벌써 열 번 넘게 찾았다”며 “집에만 있지 않고 나올 곳이 생겼다”고 했다.

이날 센터에는 장·노년층 수십 명이 디지털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한 강의실에서는 ‘지도 모바일 앱으로 대중교통 이용하기’ 수업이 진행돼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인공지능(AI) 로봇과 바둑을 두는 체험 공간에서는 승부가 길어지며 바둑판이 바둑돌로 가득 찼다.

● 생활 속 디지털 체험 공간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강동센터는 서울시가 장·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은평·영등포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센터로, 지난 10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는 생활·운동·여가·학습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생활 공간에는 AI 포토 키오스크, 혈관 인식 출입 시스템, 무인 로봇 커피 머신, AI 로봇 바둑 등 체험형 디지털 기기가 마련돼 있다. 학습 공간에는 키오스크·대중교통·은행 업무 등을 실제 생활 환경처럼 구현한 시니어 맞춤형 실습 공간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SSDA)’가 들어섰다. 반복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센터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시설은 스크린 파크골프장이다. 일반 스크린 골프장처럼 타석과 스크린을 갖춘 이 공간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1인당 주 2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예약 명부에는 파크골프 이용자 31명의 이름이 모두 채워져 있었다.

상주 매니저도 배치돼 스마트폰 초기 설정이나 모바일 앱 설치 등 일상적인 디지털 사용을 돕는다. 이날 한 어르신은 “휴대전화에 광고가 계속 뜬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매니저가 직접 설정을 정리해 주기도 했다.

● 누적 이용자 15만 명 넘어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2023년 말 은평·영등포에 개관한 이후 누적 이용자가 15만7000여 명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평과 영등포 센터에는 하루 평균 각각 150명과 130명이 방문하고 있다”며 “강동센터는 이달 개관해 홍보가 덜 됐지만 하루 100명 안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동행플라자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협력해 조성한다. 운영은 서울시가 맡고, 입주 건물의 임차료는 자치구가 부담한다. 강동센터는 천호3동 주민센터 건물 4층에 들어섰다. 노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디지털동행플라자를 서울 시내 총 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말 도봉센터를, 내년 2월에는 동대문센터를 각각 개관한다. 내년까지 1곳을 추가로 공모해 6개 권역에 센터를 운영한다.

센터 확대에 맞춰 디지털 교육 체계도 손질한다. 기초·중급·심화 단계별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모바일 결제와 온라인 민원, 보이스피싱 예방 등 생활 밀착형 교육을 강화한다. 영상 편집과 디지털 드로잉, 인공지능(AI) 기초 등 문화·여가 프로그램도 늘릴 방침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강동센터는 실생활 기반의 디지털 실습 기능을 대폭 강화한 확장형 포용 모델이다”며,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디지털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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