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공임대’ 현 시세대로 분양 전환
하남 감일지구 2.9억→7.8억 폭등 단지도
“내 집 마련 꿈이 절망으로” 주민 민원 봇물
이현재 하남시장(가운데)이 17일 시청 상황실에서 손설몽 감일스윗시티10단지 공공임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 진재권 부위원장(오른쪽)과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남시 제공
“불합리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가 산정기준 때문에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이 산산이 조각나고 있습니다.”
이현재 경기 하남시장은 17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부에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 산정기준을 5년 공공임대아파트와 같은 수준으로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10년과 5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 방식’이 달라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10년 공공임대주택은 분양전환가격이 ‘현재 시세’인 감정 평가금액을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최근 몇 년간 폭등한 부동산 시세가 사실상 그대로 분양전환 가격이 되는 구조다.
반면, 5년 공공임대주택은 ‘최초의 건설 원가’와 ‘현재 시세(감정평가 금액)’를 더한 뒤 2로 나눠 평균한 금액으로 분양전환 가격이 책정된다.
쉽게 말해, 5년 임대 입주자는 최초의 저렴했던 ‘원가’ 혜택을 절반이라도 받지만, 10년 임대 입주자는 그 혜택 없이 100% 현재 시세로 집을 사야 하는,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주택들은 본래 국민주택기금 같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된 것인데, 정작 10년간 거주한 임차인들은 감당할 수 없는 분양전환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은커녕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이 시장의 주장이다.
이현재 하남시장(가운데)이 17일 시청 상황실에서 손설몽 감일스윗시티10단지 공공임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 진재권 부위원장(오른쪽)과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남시 제공실제 미사강변도시, 감일·위례지구에는 9개 단지, 6237세대에 달하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 있다.
최근 하남 감일지구의 한 단지(84㎡ 기준)는 입주자 모집 당시 가격이 약 2억9458만 원이었는데, 최근 분양전환을 위해 감정평가를 해보니 그 예상 가격이 약 7억 8413만원까지 치솟았다. 최초 가격 대비 2.66배(166%)나 폭등한 금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 집 마련의 꿈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라며 부당한 산정 기준을 개선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가격 산정 방식도 5년 임대와 같이 ‘(건설 원가 + 감정평가 금액) / 2’로 변경해야 한다고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앞서 언급된 감일 단지의 사례에 이 방식을 적용할 경우, 최초 가격(약 2억9458만 원)과 감정평가액(약 7억8413만 원)의 산술평균인 약 5억3936만 원으로 분양전환 가격이 정해져, 임차인의 부담을 2억4000만 원 이상 낮출 수 있다.
이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이는 법령 개정 사항이라 지방자치단체장이 해결할 권한이 없어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국토부는 부당한 산정 기준을 바로잡아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공공주택 사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다시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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