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호강에 첫 ‘꼬치동자개 2세’ 방류…“식별장치로 개체 산란도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9일 16시 18분


“우와, 물고기다!”

29일 경북 경산 금호강. 수조에 담긴 꼬치동자개를 5, 6세 어린이들 열댓명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들여다봤다. 국립생태원은 이날 멸종위기종인 꼬치동자개의 5차 복원 방류 행사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성주 대가천, 고령 가야천 등 꼬치동자개가 이미 서식하고 있는 곳에서 방류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서식지를 늘리기 위해 처음으로 꼬치동자개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금호강에 방류됐다.

29일 경북 경산 금호강에서 열린 꼬치동자개 5차 복원 방류 현장에서 어린이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다. 경산=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꼬치동자개는 낙동강 중·상류 일부 수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10cm 내외의 연한 갈색 몸에 불규칙적인 갈색 무늬가 있는 게 특징으로, 서식지 오염 등에 의해 2000년을 전후해 거의 자취를 감췄다. 금호강의 경우 1990년대 초까지 서식이 확인됐지만 이후 출현기록이 없다.

이날 방류된 개체수는 총 1000마리로 환경부 ‘멸종위기 담수어류 생태특성 및 보전방안 연구’의 일환이다. 특히 이 개체들은 야생에서 채집해 복원한 것이 아닌 이미 한 차례 국립생태원에서 복원한 개체들로부터 다시 증식시켜 얻은 첫 ‘복원 2세’들이다. 이 같은 방식은 야생 채집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방류 현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치동자개를 풀어 주며 손을 흔들었다.

어린이들이 각자 받은 어항에서 꼬치동자개를 방류하는 모습. 경산=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2021년부터 꼬치동자개 복원 사업을 벌여 온 국립생태원은 현재까지 총 5000여 마리를 복원, 방류하면서 뱃속에 무선개체식별장치(PIT tag)를 심었다. 국립생태원의 멸종위기종 방류 사업에서는 처음 시도된 방식이다.

국립생태원이 2022년까지 이루어진 4차례의 방류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보니 방류 지점 9곳 모두에서 개체수가 보강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방류 전후의 개체수를 전수조사하기는 어려워 증가량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모든 지점에서 방류 개체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1년 대가천에 방류된 개체 중에서는 1년 뒤 몸무게가 7배로 성장하고 알을 품고 있는 개체가 발견됐다. PIT tag를 활용하기 전에는 방류 후 산란에 참여한 개체를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국립생태원은 2021년부터 벌여 온 꼬치동자개 복원 방류 사업에서 작은 무선개체식별장치(PIT tag)를 모든 개체의 배에 심었다. 경산=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PIT tag 신호를 추적해 꼬치동자개의 활동반경을 분석해보니 이동성이 690m 이내로 다른 담수어류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영역은 396㎡에 불과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방류 개체들의 정확한 행동반경까지는 알기 어려웠다”며 “꼬치동자개 복원을 위해서는 인공증식 후 방류도 중요하지만 서식지 보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모니터링 효율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포획 모니터링 효율과 비교 분석한 결과 기존 포획 모니터링 효율은 0.48%에 그쳤지만 PIT tag를 이용한 모니터링 효율은 7.75%로 16.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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