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김하늘 양 피살 사건 이후 긴급 휴교를 했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가 17일 등교를 시작했다. 등하굣길 학교 주변에는 경찰 인력 15명이 배치됐다. 이날 학교에 나오는 1, 3학년 학생들이 부모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아이와 아침에 30분 넘게 실랑이했어요. 가기 싫다는 아이 말도 이해되고, 학교에 보내자니 불안하고, 에휴.”
교사의 손에 숨진 김하늘 양(8)이 다니던 대전 서구의 학교 앞에서 17일 만난 학부모 김모 씨(45·여)가 말했다. 3학년 딸과 함께 등교한 그는 “끝나자마자 엄마한테 꼭 전화하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아이가 학교 건물 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 씨는 “엄마가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아이가 조금이라도 진정될 것 같다”며 “집이 학교 코앞인데도 불안해 교실 밖에서 계속 지켜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하늘 양이 10일 교내에서 이 학교 교사 명모 씨(48·여)에게 피살된 지 7일 만에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다. 당초 이 학교는 14일 종업식을 하고 방학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사건이 벌어지면서 1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등교가 재개된 17일 저학년 학생들은 대부분은 부모 손을 잡고 등교했다. 학교 앞에는 오전 8시부터 학교 전담 경찰관 등 경찰 15명이 배치됐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건물 문 앞까지 들어가 아이들을 배웅하기도 했다. 2학년 딸을 뒀다는 김모 씨(42·여)는 “아이가 4년을 더 다녀야 하는데 학교를 볼 때마다 사건을 떠올릴 것 같아서 전학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수업은 오전 11시경에 끝났다. 학교 측은 학교생활 등이 담긴 통지표를 나눠주고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치료를 진행했다. 하교 시간 20여 분 전부터는 다시 학부모들이 몰렸다. 아이들이 나오자 부모들은 “별일 없었지”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날도 돌봄교실은 시행됐지만 800m 정도 떨어진 인근 초등학교에서 이뤄졌다. 돌봄교실에 아이를 보낸 2학년 학부모 김모 씨(41·여)는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겼다. 잘 지낼지 걱정돼 조퇴하고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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