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2일 충북도청 쌈지광장에서 열린 못난이김치 김장 나눔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 김치 브랜드인 ‘어쩌다못난이김치’가 11일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문의청남대휴게소 식당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못난이김치는 앞으로 매달 4t씩 납품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캔으로 된 못난이김치가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 입점했는데, 포기김치 형태의 휴게소 식당에 팔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주현 충북도 농정국장은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추가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에서 탄생한 못난이김치는 2022년 12월 1일 처음으로 시중에 선보였다. 그해 가을 농민들이 판로를 찾지 못해 수확을 포기하고 밭에 방치한 배추를 본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활용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충북도는 해마다 반복되는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 일손 부족 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배추로 김치의 전통성을 지키고 농민의 자존심도 살리는 방안으로 못난이김치를 만들기로 했다. 가격이 떨어진 배추를 지역에 있는 김치 제조업체가 농가로부터 직접 사들여 김치를 생산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 농가는 최소한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김장철 이후로 비수기인 업체들도 공장 가동률을 높여 매출 증가와 고용 확대 등을 통해 김치산업 활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못난이김치는 출시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지금까지 1148t(37억8900만 원)을 판매했다. 목표로 세웠던 1000t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충북 대표 김치 브랜드로 성장했다. 못난이김치 생산 업체도 5곳에서 9곳으로 늘어났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 미국과 호주 등 8개국에 수출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제14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에서 가공식품 부문 대상을 받았다.
반 국장은 “‘못난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최고 품질의 정상 배추는 물론이고 부재료인 고춧가루와 마늘 등도 모두 100% 국산을 사용한다”라며 “수입 김치가 점령한 외식업소를 집중 공략해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우리 농업도 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올해 못난이김치 판매 목표를 1만 t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참여 업체를 늘리고, 새로운 대량 소비처를 찾아 유통 채널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충북도 공식 쇼핑몰인 ‘온-충북’ 연계 온라인 판매망 확대 구축 △생산업체 시설·장비·융자 등 지원 확대 △청년농업인과 업체 간 배추 계약 재배 △김치 판매 가격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와 함께 ‘못난이 농산물’ 상표를 지식재산으로 등록해 김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상표 사용을 원하는 도내 농업인과 생산자단체 등에 무상으로 제공 중이다. 현재 41개 업체가 이를 통해 유통마진과 홍보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김 지사는 “창조적 상상력으로 만든 못난이김치는 충북의 대표적 혁신 사업”이라며 “지역 농정 혁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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