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준 서울고법원장(64·사법연수원 16기)이 35년 법관직을 마무리하는 퇴임사에서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우리의 존재 기반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7일 오전 서울고법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그것이 흔들릴 때 어김없이 정치권 등 외부 세력은 그 틈을 타서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 법원을 흔들고, 때로는 법원과 국민 사이, 심지어 법관들마저도 서로 반목하게 만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과 법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재판과 언행에 신중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최근 서울서부지법 집단 난동 사태와 관련해 “그런 참사를 당할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믿음이 반석처럼 굳건했다면 그런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법원이 세상의 변화에 눈 감고 있으면 그만큼 세상에 뒤처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며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30년, 50년 후를 내다보고 재판절차, 심급구조, 인적자원 배치, 민원 시스템을 더욱 정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 원장은 서울 대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지법 순천지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등 요직을 두루 지냈다. 2022년 별세한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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