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체포]
공수처-구치소 앞 尹지지자들 집회
한남동 주민-상인 “평화 찾아 다행”
한남대로 차량 통행 속도 4배 증가
윤석열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한 가운데 16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인근에서 보수집회 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1.16. 과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조사가 시작된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일대는 집회가 늘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반대 집회가 이어졌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일대는 대통령 체포 이후 집회가 줄며 일상을 회복했다.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인근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날부터 밤샘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탄핵 무효” “공수처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근처 가로등에 대형 태극기를 붙이던 대통령 지지자 조양건 씨(67)는 “부정 선거는 밝혀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 앞은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집회 집결지’로 변했다. 15일엔 공수처 앞, 16일엔 구치소 앞 집회에 참석한 황현아 씨(63)는 “대통령이 체포까지 된 걸 보고는 ‘참 억울하겠다’ 싶었다”며 “국민이 들고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시위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날 공수처와 서울구치소 앞에는 대통령 지지자 2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부산 등 지방에서도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최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역 앞에서는 보수단체 ‘국익포럼’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부산시민대회’를 열고 있다. 처음에 10여 명 안팎이었던 집회 참가자는 대통령이 체포된 뒤 100명까지 늘었다. 18일에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대통령 지지 집회가 예고됐다.
대통령 체포 및 탄핵에 찬성하는 진영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송현공원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윤 대통령 규탄 집회를 열었다.
그간 대통령 찬반 집회가 맞붙었던 한남동의 주민과 상인들은 “이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밝혔다. 주민 이모 씨(38)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3일가량 호텔로 피신한 적도 있었다. 이제 잠잠해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8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 씨(50)는 “일부 집회 참가자의 쓰레기 투기와 노상 방뇨, 폭력적인 행동 등으로 하루에 한 번꼴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평화가 왔지만 손님들이 다시 가게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인근 건물 관리인 강모 씨(69)는 “인도에 설치된 집회 텐트가 통행을 막아서 행인들이 건물 앞 사유지로 다닌 탓에 블록 일부가 부서졌다. 집회 텐트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졌다”고 하소연했다.
시위대가 사라지면서 한남동 일대 교통난도 해소됐다. 서울교통포털(TOPIS)에 따르면 16일 한남대로 일대의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22∼44km로 한 주 전(시속 9∼11km)보다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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