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 씨의 거실 화장실 모습
#평택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A 씨는 지난달 집에서 ‘펑’하는 소리를 들었다. 놀란 A 씨가 집 안을 살펴보니 욕실 벽타일이 깨져 금이 가 있었다. 1년 전 겨울에는 안방 욕실 타일이 깨졌는데, 이번엔 거실 쪽 화장실까지 깨졌다.
욕실 벽타일 균열은 복합적인 이유에서 발생한다. 우선 ‘저렴한 타일 접착제’는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북구의 한 타일 업체 운영자는 “대부분 현장에서 타일을 시멘트로 붙이는데, 그때 저렴한 시멘트를 이용하면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저품질의 모르타르 시멘트는 타일의 수축과 팽창을 견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시공 업체를 운영하는 전문가도 “좋은 접착제로 시공하면 균열이 없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타일 시공을 배웠다는 그는 “해외에는 타일 접착제로 저품질의 모르타르 시멘트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르타르 시멘트는 잔골재 등 원재료를 공장에서 미리 혼합해 공사 현장에서 물만 섞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원인도 존재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순간 기온 차가 커지게 된다. 또 거울이 뿌옇게 될 정도로 다량의 수증기가 발생한다.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벽타일로 이용되는 도기질 타일은 낮은 온도로 구워 내 강도(단단함)가 낮고 물 흡수율이 높다. 큰 기온 차와 높은 습도를 견디지 못한 벽타일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졸속 시공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타일 업체 관계자는 “신축 건설의 경우 화장실 벽 당으로 금액을 측정한다”며 “졸속 시공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일 시간 내에 더 많은 화장실 벽을 완성해야 많은 돈을 받는 체계인 것이다.
지난달 국토부가 발간한 공동주택 ‘하자심사·분쟁조정 사례’에 따르면, 타일 접착제인 모르타르 면적이 타일 면적의 80% 미만으로 시공하면 하자로 판단한다.
신축의 경우 접착제로 쓰인 시멘트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타일 깨짐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시공 업체 관계자는 “단순 깨짐이 아니라 배가 부르듯 타일이 부풀어 오르면서 깨지는 현상은 주의해야 한다”며 “이 현상은 타일이 벽에서 아예 떨어진 것으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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