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의 범행이 이뤄지기 불과 20분 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를 면담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26일 0시 15분경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박대성의 가게로 출동했다. 경북 경주에 사는 박대성의 형으로부터 “동생이 자살하려 한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박대성이 소주 2병을 마신 것을 확인했다. 다만 그가 크게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자살할 생각이 없다”는 말에 0시 23분에 면담을 끝내고 돌아갔다. 그러나 앞서 박대성은 주방에서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고 0시 8분경에는 허리춤에 흉기를 숨긴 채 그를 손님으로 착각한 택시기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박대성은 경찰이 돌아간 뒤 21분 후인 0시 44분경 귀가하던 A 양(18)을 800m가량 따라가 흉기로 살해했다. A 양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박대성은 범행 이후 호프집과 노래방 등을 차례로 출입했다. 범행 과정에서 슬리퍼가 벗겨지자 가게로 돌아와 운동화로 갈아신고 나왔다. 도주 과정에서 웃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공황장애가 있다” 등 책임을 회피하는 진술을 이어왔다. 그러나 경찰은 박대성이 흉기를 챙겨 나와 허리춤에 감추고 범행 후 버리는 등 계획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박대성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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