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 사건의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설’을 들었던 세 번째 내부자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김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김 사령관과 해병대 방첩부대장 A 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복구했고, 해당 파일에는 두 사람이 ‘VIP 격노설’과 관련해 대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해병대 고위 간부 B 씨 외에 세 번째 ‘VIP 격노’를 들은 세 번째 간부가 나온 셈이다.
박 전 단장은 해병대원 순직 당시 해병대 수사 내용을 보고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해 왔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31일 김 사령관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뉴스1이 확보한 통화 기록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8일(2일 3회·8일 1회) 네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4초에 ‘02-80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아 168초 동안 통화했다. ‘02-80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번호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통화 직후인 오전 11시 57분 6초에 보좌관 전화로 김 사령관에게 전화해 사건 이첩 보류와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 발표 취소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사건이 조사 결과가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된 8월 2일 낮 12시부터 1시 사이 이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 사이 박 대령은 보직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내 측근, 정부 고위 관계자와 소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4~7일에는 총 여덟 차례에 걸쳐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과 통화 혹은 문자를 주고받았다. 김 처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육사 40기인 이 전 장관보다 두 기수 선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도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두 사람은 8월 4일 오전 10시 22분에 35초간 통화를 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오전 10시 15분쯤 이 전 장관이 문자를 보냈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7일 오전 9시 13분에도 1분 48초간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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