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그X에게 돈 좀 받아야지” 임영규 ‘2억 사기’ 의혹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5월 24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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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80년대 탤런트 출신 임영규(68)가 이번엔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2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어머니가 임영규라는 사람에게 2억 원 정도를 갈취당했다. 어머니가 임영규를 만나면서 죽으려고 집도 나갔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어머니가 임영규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집도 경매로 넘어가고, 한순간에 가족이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주장했다. A 씨가 1년간 임영규에게 송금한 돈은 265회에 걸쳐 약 2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어머니 A 씨는 임영규와의 만남에 대해 “제가 운영하던 작은 주점의 손님으로 왔는데, 친근하게 말을 잘하고 옛날에 TV에도 나왔던 터라 호감이 갔다. 서로 속내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자 임영규는 “강원도에서 하는 촬영이 끝나면 1억5000만 원의 출연료가 나오는데, 그때까지만 도와주면 A 씨의 빚까지 갚아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후 임영규는 ‘월세가 밀렸다’ ‘폭행 사건이 있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등 갖은 이유를 대며 돈을 빌려 갔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지쳐가던 A 씨에게 임영규는 또 다른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A 씨는 “(임영규가) 자기는 신용불량이어서 본인 통장으로는 돈을 입금 못 한다. 혼인신고를 해야 촬영비가 들어온다고 했다”며 “그 당시 나도 조급했다. 벌써 (임영규에게) 1억원을 빌려다 줬으니까”라고 털어왔다.

결국 A 씨는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약속한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부채만 늘어나 아들 명의 집까지 경매로 넘어갔다. 제보자인 아들은 “임영규에게 저희 엄마는 돈 뽑아 쓰는 ATM 기계였던 것 같다”고 했다. A 씨는 “아이들만 없었으면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한 가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임영규의 주장은 달랐다. 임영규는 “A 씨가 결혼을 하자고 했다”며 “내가 코인에 투자를 좀 했다가 돈을 많이 손실 봤는데 그게 와이프(A 씨)돈이었다. 그 돈은 A 씨가 나를 밀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영규는 “A 씨 아들은 내가 돈을 꿔갔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부부는 꾸고 이런 게 없다. 부부관계는 부부만이 해야지 아들은 얼굴도 못 본 아인데 (따지냐)지 엄마가 나한테 사업자금을 대 준건데 그걸 뭘 따지냐. 그건 내가 갚든지 안 갚든지 부부인데”라고 반응했다.

제작진은 임영규의 ‘투자’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특이한점을 발견했다. 유독 특정 ATM기에서 집중적으로 출금이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했는데, 그곳은 공교롭게도 강원랜드였다.

강원랜드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상가 주인들은 “(임영규를)며칠전에도 봤다. 우리집 단골이다.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식당 주인은 “(임영규가) ‘승기가 차 사준다는 걸 내가 안 한다고 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증언했다.

실화탐사대는 임영규와 A 씨의 통화 녹음도 공개했다. 통화에서 임영규는 “(동료)탤런트 OO이 이승기한테 얘기했대. ‘어쩌면 장인어른이 그렇게 고생하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보냐’고. 그랬더니 (이승기가) ‘죄송하다.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했다더라. 그러니까 그 XX한테도 돈을 좀 받아야지”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작년 4월 임영규의 딸 이다인과 결혼했다.

임영규는 그동안 꾸준한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술값을 내지 않아 여러 차례 불구속 기소됐고, 2014년에는 택시비 2만4000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즉결심판을 받기도 했다. 또 술집에서 난동을 피워 주변 손님을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임영규는 사업 실패와 방탕한 생활로 2년 반 만에 유산 165억원을 모두 날리고 교회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임영규는 두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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