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교수가 착취 관리자’ 글 공유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교수단체 단일안 도출 제안 날 올려
“공격의도 아니다”에도 의료계 시끌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홍에 휩싸인 데 이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가 의대 교수와 병원을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의협 비대위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하긴 했지만 의료계에선 “정부가 요구하는 단일안 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는 한 신문 칼럼을 인용했다. 직접 쓴 건 아니지만 의대 교수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날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비대위와 인수위가 충돌 중인 의협을 제외하고 교수, 전공의, 의대생을 모아 단일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다음 달 수장이 바뀌는) 의협은 과도기 상태라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으니 가능한 곳부터 의견을 모아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대표가 의대 교수들과의 입장 차이를 강조하는 글을 올리자 의대 교수들은 발칵 뒤집혔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딩이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교수들을 비롯한 일부 의사들이 분노하거나 불쾌해하는 것에 저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강홍제 원광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박 위원장의 글에 “실망이다. 사제지간이 아닌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관계라면 더 이상 전공의를 교수들이 지지할 필요가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강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전협 입장이 아니라고 전달받았다. 지지를 거두진 않겠지만 박 위원장이 (직접) 의도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위원장은 14일 총선 후 처음 열린 의협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해명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교수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갈등을 빚던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도 악수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함께 브리핑에 참석했다. 의협은 이 자리에서 정부 측을 향해 “원점 재검토가 단일안이고 하나의 숫자를 가져가는 건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전공의 대표#대한의사협회#단일안 도출 제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