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대 교수들 “전공의 돌아오는 길 막은 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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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2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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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응급실로 들어서고 있다. 대학별 의대 정원 배분을 마무리한 가운데, 정부는 한 달 전 사직서를 제출하고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다음 주 부터 원칙대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3.21. 뉴스1
21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응급실로 들어서고 있다. 대학별 의대 정원 배분을 마무리한 가운데, 정부는 한 달 전 사직서를 제출하고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다음 주 부터 원칙대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3.21. 뉴스1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본격 이탈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복귀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교수들이 국민들에게 전공의들에 대한 분노를 거둬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22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세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은 정부가 제시한 정책이 실행되면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의료가 빠르게 침몰하고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하게 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의학의 길을 걷는 양심에 충실하고자 최후의 저항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길을 막아버린 것은 정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는 의대 정원 배정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리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대하듯 각종 행정 명령을 남발하고 면허 정지나 법정 최고형 등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이제 전공의와 학생들이 떠나온 자리로 돌아올 길은 요원해졌다. 일말의 희망을 걸고 기다려 온 길을 정부가 막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수들은 “더이상 학생과 전공의가 없는 대학과 병원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필수의료 분야 현장은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 되면 머지않아 필수 의료 현장에서 의사를 만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폭발적으로 배출된 의사들이 사회에 진출할 시기가 되면 의료비 폭증도 현실로 나타날 것이고, 이 모든 피해 상황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또 “의대 교육은 오랜 기간 실습 위주 도제식 의사 양성 교육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정부의 무모한 증원안은 의대교육의 본질조차 모르는 몰상식의 극치”라며 “교수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전문가 소리에 경청하고 전공의,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직한 전공의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돌아와 대한민국 의료가 급속히 추락하지 않도록, 그리고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및 그 배정안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을 열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를 모아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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