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떠난 빅5 대신 중소형 병원 몰려간 환자들 “평소보다 30% 급증”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21일 12시 16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인해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2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인해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2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지난주까지만 해도 1일 평균 80명이 방문했는데 집단사직 사태 후 하루에 100명이 넘어가요.”

서울 관악구의 한 중소형 A 병원 관계자는 “인근 공공병원에서 아예 응급환자를 안 받는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최근 며칠 사이 집중적으로 환자가 몰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이른바 ‘빅5’ 대형 병원에 가려던 환자들이 중소형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수술 및 진료, 입원 일정을 조정한 탓에 한산한 대형 병원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틀째인 21일 오전 9시쯤 찾은 서울 도봉구 한 중형급 B 병원 역시 아침부터 환자들로 북적였다. 외래 진료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100석 남짓 되는 의자들은 이미 환자들로 가득 찼다.

B 병원에서 만난 60대 여성 홍 모 씨는 “오늘 아침 동네 의원에 갔는데 장염이 심각해 입원해야 할 것 같으니 대형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며 “서울대병원으로 가려 했는데 전공의 선생님들이 파업한다고 해서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한 중년 여성 환자는 외래 병동에서 나오며 “지금 파업 때문에 바쁘대”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당장은 차질 없이 감당할 수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길어지면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특히 응급실만 운영하는 일부 응급의료기관 같은 곳에 환자가 몰릴 경우 환자를 못 받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A 병원 관계자는 “응급 환자가 늘면 대부분 입원하는데 병상 가동률이 늘어나다 보면 지역 병원에서 받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병원 관계자 역시 “아직은 전문의가 남아 있어 크게 문제는 없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업무가 늘어날 거라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22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71.2% 수준인 8816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3.1%인 7813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전국 의대생 8753명도 휴학을 신청한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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