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2024.2.15/뉴스1
의사단체들이 정부의 의대증원 확대에 반발하면서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 방식을 두고 신중을 기하는 가운데 현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집단 행동에 돌입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비상시국대응위원회(TF)는 15일 “정치적인 이해득실만을 따지는 세력들이 그 주춧돌을 모래알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의과대학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이 모두 휴학을 진행하기로 만장일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문가의 의견을 총체적으로 묵살한 이번 의료 개악이 현실이 된다면 다시는 의료 선진국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년간의 학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1년은 결코 아깝지 않은 기간임에 우리는 동의했다”며 “이에 즉시 휴학서를 배부했고, 오늘 취합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며 “한림 의대 후배 여러분, 그리고 같은 의학의 길을 걷는 전국 의과대학의 학우 여러분, 우리의 휴학이 동맹 휴학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의 동맹 휴학 선언은 전국의 의대생들 중 최초의 집단 행동 결정이다. 만약 이들의 호소처럼 전국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휴학에 가세한다면 병원마다 인턴 모집 등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림대 관계자는 “휴학을 하겠다고 결의한 의대 4학년생들은 내년 졸업을 앞둔 본과생들로, 1년간 집단으로 휴학을 할 경우 2025년에 있을 인턴 모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아직 휴학계가 접수된 건 없다”고 말했다. 올해 본과 4학년으로 올라가는 의대생은 82명이다.
전국의 의대생들이 모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지난 13일 임시총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단체행동에 나서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 대표들이 모인 자리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동맹 휴학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했지만 구체적인 투쟁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림대 의대 4학년생들이 동맹 휴학 신호탄을 쏘면서 다른 의대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했는데 이 움직임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철회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을 한다면 정부도 쉽게 이 국면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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