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빙판에 움츠러든 시민들…“언덕서 미끄러졌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10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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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보폭 줄여
일부 시민,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넘어진 충격에 머리가 좀 울려”
운전자들도 도로 살얼음에 촉각

지난밤까지 서울 곳곳에 내리고 쌓인 눈이 얼어붙어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빙판길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구부정한 자세로 중심을 잡고 걸음을 옮기던 시민들이 결국 넘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어진 눈으로 이날 오전 5시 기준 서울에는 최대 3.1㎝의 눈이 쌓였다. 눈 구름대가 남동쪽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이동하며 경기남부 등 일부 지역의 대설특보는 해제됐지만, 밤사이 쌓인 눈이 얼며 빙판길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길목을 지나는 사람들은 얼어붙은 눈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보폭을 줄이거나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걷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고 주먹을 꼭 쥔 채 중심을 잡는 이들도 있었다. 한 남성은 횡단보도로 이어지는 경사진 인도에서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4)씨는 학교 내 언덕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그는 “가파른 경사길에서 넘어졌는데 아래까지 썰매 타듯이 미끄러졌다”며 “다행히 롱패딩을 입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넘어진 충격에 머리가 좀 아프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성남시로 출근하는 김민서(24)씨도 “도로가 너무 미끄러워서 보폭을 좁게 해서 걷고 있다”며 “걷는 속도가 늦어졌지만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오른 덕에 지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는 시민들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긴장하며 운전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서울 강남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사람들이 길이 미끄러워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지 도로에 차가 많지는 않다”면서도 “눈이나 다른 변수에는 대비할 수 있지만 눈이나 비가 얼어서 생긴 블랙아이스는 잘 안 보이니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후까지 제주도에는 가끔 비나 눈이 오는 곳이 있고, 오후에 강원영동남부와 경북동해안, 부산, 울산에는 한때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까지 비나 눈이 오는 지역에서는 블랙아이스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출·퇴근길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 운행하고, 보행자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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