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내고 가”…무인라면 가게에 컵라면 들고 온 학생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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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0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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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가게에 이용세를 놓고간 남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무인가게에 이용세를 놓고간 남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무인 라면 가게에 외부 음식을 먹은 학생이 ‘이용세’를 내고 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무인 라면집에 돈 놓고 간 학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서울 중랑구에서 무인 라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A 씨는 “가게를 정리하고 있는데 휴지 케이스 안에 돈이 있었다”며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A 씨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남학생 한 명이 외부에서 사 온 컵라면을 A 씨 매장에서 먹었다. 이 학생은 이후 CCTV를 향해 1000원짜리 한 장과 500원짜리 하나를 휴지 케이스 안에 놓고 간다는 몸짓을 보여줬다.

A 씨는 “우리 가게에서는 끓이는 라면만 팔고 현금결제가 안 된다”며 “학생이 카드가 없었는지 외부에서 컵라면을 사서 들어와 먹었다. 미안했는지 1000원짜리 한 장과 500원짜리 하나를 놓고 간다고 카메라 2개에 보여주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어른 4명이 옆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들어와 먹고만 갔다. 그땐 참 씁쓸했는데 이렇게 훈훈한 일도 있다”며 “오랜만에 마음이 예쁜 아이를 봤다. 귀엽고 착하고 어른보다 더 대견하다.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무인가게에 이용세를 놓고간 남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무인가게에 이용세를 놓고간 남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 씨는 동네 편의점에 라면 먹을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이 학생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동네 편의점에 라면 먹을 공간이 없다. 아이들이 놀이터나 길거리에 앉아 컵라면을 먹더라”며 “영상 찍힌 당일에 비 내리고 추워서 그랬는지 망설이다 들어와서 먹고 돈을 두고 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어른들 보다 아이들의 속이 더 깊다”, “가정교육을 참 잘 받았다”, “부모님이 훌륭하신 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이런 사례는 전국 무인가게에 미담 사례로 홍보해야 한다”며 “시설만 이용하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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