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가을 독감’…학원가에 다시 등장한 ‘일회용 마스크’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11일 14시 34분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0일 대전 서구 한 소아과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독감 무료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부터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9월20일 2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6개월~9세 미만)를 시작으로, 10월5일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6개월~13세)와 임신부, 10월11일 75세 이상 어르신, 10월16일 70~74세 어르신, 10월19일 65~69세 순이다. 2023.9.20/뉴스1 ⓒ News1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0일 대전 서구 한 소아과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독감 무료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부터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9월20일 2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6개월~9세 미만)를 시작으로, 10월5일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6개월~13세)와 임신부, 10월11일 75세 이상 어르신, 10월16일 70~74세 어르신, 10월19일 65~69세 순이다. 2023.9.20/뉴스1 ⓒ News1
“이번 달 들어서 독감에 걸린 친구들이 확 늘어난 느낌이에요. 밖에 나갈 때마다 이렇게 마스크를 착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0일 오후 4시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학원가.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인 조모양(15·여)은 취재진이 다가가자, 마스크를 고쳐 쓰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조군과 같이 있던 친구들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조군은 “오늘 아침만 해도 6명이 조퇴를 했다”며 “꼭 독감 때문은 아니지만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목교역부터 목동 파리공원 학원가까지 길에서 만난 학생 열명 중 네 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청소년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가을 독감’에 중간고사를 마주한 학생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양천구 소재 모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모군(16·남)은 “최근에 기침을 많이 하는 친구들이 많이 보이긴 한다”며 “독감이 유행이라고는 하는데, 예방 주사를 맞았는지 기억은 안 난다”고 말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까지 벌어지는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종적을 감췄던 일회용 마스크도 다시 등장했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환자)은 9월 1주차 11.3명에서 2주차에는 13.1명, 4주차에는 20.8명으로 늘어났다. 4주 차 기준으로 지난 절기 같은 기간 대비 4.2배 많은 수치다.

특히 소아를 포함해 학생 연령층(7~18세) 환자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9월 마지막 주 독감 의심환자는 7~12세가 53.8명, 13~18세가 31.8명, 1~6세가 22.9명으로 나타났다. 19~49세는 16.1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독감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두통을 동반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우 이같은 증상에 후각 또는 미각 저하 증상까지 보인다는 점에서 독감과 구별된다.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종적을 감췄던 마스크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전날 목동 파리공원에서 만난 70대 정모씨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한번 독감에 걸리면 매우 위험해, 산책 같이 밖에 나설 땐 마스크를 꼭 챙겨 간다”며 “이번 주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역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A씨도 “아무래도 독감이 유행하다 보니,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바이러스 확산 배경으로 느슨해진 개인 방역을 꼽는다. 시혜진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최근 3년간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손 소독부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에 다들 신경을 쓰면서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경우 밀폐된 곳에서 수업을 받는 경우가 많아, 특히 확산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3년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독감 바이러스는 거의 퍼지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예방접종을 맞은 이들도 없었다”며 “독감 바이러스 입장에선, 감염시킬 ‘먹잇감’이 널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독감 예방을 위해선 ‘접종’을 서두르는 한편,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 방역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말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했다.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를 통해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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