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부한 의사, 의학 배운 공학자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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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울산대 의대 공동 커리큘럼
학부때 공대 교육 의사과학자 키워
의공학자 양성 프로그램 추가 계획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공부한 의사, 의학을 배운 공학자가 양성된다. ‘의사과학자’를 키워 연구의 질을 높이고 융복합 분야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대 의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커리큘럼은 의학과 공학 분야에서 모두 역량을 갖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현 울산대 의예과 1학년 학생 40명은 올해 9월부터 UNIST에서 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공학과 관련한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UNIST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돼 총 7개 과목 중 6개 과목(18학점)을 들어야 한다. UNIST 학생들도 해당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의료데이터에 AI 기술을 적용해 실전 문제를 해결하는 ‘의과학 AI’, 의과학 분야에 통계 및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을 적용하는 ‘의과학생물 통계’ 등 2개 필수과목과 3차원(3D)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의수 조립을 배우는 ‘재활재생개론’ 등 5개 선택과목으로 구성됐다.

울산대 학생들은 UNIST에서 운영 중인 학생 연구·창업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된다. 커리큘럼 내 각 교과목은 UNIST 전담 교원과 울산대 의과대 임상 교원이 공동으로 지도한다.

UNIST와 울산대는 의사가 생명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역량을 쌓으면 임상적 가치가 높은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형준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서 백신 개발을 주도한 이들은 의사과학자”라며 “의대에 진학하는 고급 인재들의 5%라도 의사과학자를 지망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것은 국가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해 7월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UNIST-울산대 의대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해 왔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의 공동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HST’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존에 시도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대학원 중심인 데 반해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전 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번 커리큘럼 구축을 시작으로 양 기관은 울산대 의예과·본과 및 석·박사 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UNIST 학생 대상 의공학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의공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추가할 계획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ai 공부한 의사#의학 배운 공학자#unist-울산대 의대 공동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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