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딸 방치·시신 김치통에 숨긴 비정한 엄마, 징역 7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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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5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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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딸이 사망하자 시신을 2년 넘게 숨긴 부모가 지난해 12월 6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15개월 딸이 사망하자 시신을 2년 넘게 숨긴 부모가 지난해 12월 6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태어난 지 15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김치통에 담아 2년 넘게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에게 징역 7년 6개월형이 선고됐다.

15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조영기)는 아동복지법 위반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 서모 씨(35)에 대해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세부적으로 아동학대 치사 5년, 사체은닉 2년,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6개월이다. 8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시신유기 공범이자 전남편 최모 씨(30)에 대해서는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 씨에 대해 “피해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양육 보호할 책임자로서 건강검진이나 필요한 접종도 하지 않았고, 건강 이상 신호가 있었음에도 장기간 외출을 반복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했다”며 “피해자의 시신을 은닉한 방법도 죄질이 좋지 않다. 양육수당과 보육수당 부당 수령도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심된다”며 “다만 피해자를 폭행하는 직접적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 씨에 대해선 “교도소 접견에서 배우자의 진술을 듣고 출소 후 피해자 사망사실 은폐와 시신은닉에 장기간 가담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서 씨가 먼저 시작해 주도한 범행을 이어서 한 점,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서 씨와 최 씨에 대해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서 씨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최 씨를 면회하기 위해 딸을 상습적으로 집에 둔 채 외출하고, 열이 나거나 구토하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국가예방접종도 18회 중 3회만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20년 1월 초 아이가 숨지자 최 씨와 함께 시신을 김치통에 옮겨 서울 서대문구 소재 자신의 본가 빌라 옥상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딸 사망 후 양육수당 등을 부정하게 받아 생활비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숨진 피해자의 주민등록 주소지인 경기 포천시가 지난해 10월 가정양육 아동 소재를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포천시는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어린이집 등록을 하지 않은 점, 부모가 아이를 보여주지 않은 점 등을 수상히 여겨 같은달 경찰에 신고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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