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우울증 갤러리’ 차단 안한다…자율규제 강화 권고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2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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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 일시 차단과 관련해 차단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자율규제 강화를 권고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서울 강남경찰서가 지난달 17일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 일시 차단을 요청한 건에 대해 ‘자율규제 강화’ 권고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 12일 방심위 통신소위의 자문기구인 통신자문특별위원회가 우울증 갤러리 자체를 차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자문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날 위원 5명 중 4명이 ‘자율규제 강화’, 1명이 ‘해당없음’ 의견을 내면서 ‘자율규제 강화’로 결정났다. 정민영 위원은 “경찰에서 게시판 전체에 대한 폐쇄가 필요하다는 판단했는데, 통신자문특위나 법무팀의 검토 내용을 보면 게시판 자체가 범죄 목적으로 개설됐다고 보기 어렵고, 문제가 된 게시물이 전체 게시물에 비춰보면 그 비중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게시판 자체를 폐쇄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며 “다만 4월에 심각한 사건이 있었고 여러 논란이 있었던 만큼 디시인사이드 쪽 사업자에 대해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권고 결정을 하는게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윤성옥 위원도 “양적, 질적으로 불법정보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자살을 돕거나 유도하기 보다 우울증에 공감하고 위안을 주는 게 우울증 갤러리의 주요 목적으로 보인다. 접속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소년 자살 유발이나 방조 등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허연회 위원 역시 “사업자 자율규제 강화 쪽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반면 이광복 위원은 “우울증 갤러리를 둘러싼 우려는 이해하지만, 자살한 청소년이 여기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해버리는 것 자체는 과잉규제일 수 있고, 재량권 남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량권 남용의 시비가 붙을 수 있는 사안이라 저는 심의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해당없음’ 의견을 냈다.

통신소위의 황성욱 위원장은 “법리적으로는 ‘해당없음’이 맞으나,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좋겠다. 행정지도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민감도와 법리적 부분을 절충시키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자율규제 강화 조치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회의를 열고 서울 강남경찰서가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 일시 차단을 요청한 건에 대해 “법률 자문과 의견 수렴 후에 이 안건을 다시 판단하겠다”며 ‘의결 보류’를 결정한 바 있다. 사건 이후 방심위는 모니터링을 통해 자살유발 정보 91건에 대해 시정요구를 했다. 이중 우울증 갤러리 관련 정보는 5건에 그쳤다.

한편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 한 고층건물에서 10대 여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며 당시 상황을 소셜 미디어에서 생중계했다. 이를 수십명이 시청해 논란이 됐고, A양의 숨진 배경에 우울증갤러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일에도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10대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경찰에 구조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커뮤니티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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